푸틴 대통령, 헝가리 방문 중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한 입장 밝혀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시 크림 반도 탈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제기
사태 해결 위해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과 블링컨 미 국무장관 추후 대화 예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긴장 사태에 대한 발언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언급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인근 지역에 군사력을 배치한 것을 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서방의 우려 속에 양 진영은 지난 6주간 냉전 이후 가장 커다란 긴장 사태를 마주하고 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헝가리를 방문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대화를 나눈 뒤 1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근본적인 걱정과 불안이 무시당했다는 점이 이제 분명해졌다"고 언급했다.
헝가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의 회원국으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 상태가 고조됨에 따라 이를 중재하기 위해 오르반 총리가 푸틴 대통령과 접견하고 있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 반도를 다시 탈환하려고 시도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췄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회원국이라고 가정하고 (크림 반도를 탈환하기 위한) 군사 작전을 시작한다고 생각해보라"며 "그렇다면 러시아는 나토와 전쟁을 벌여야하는 것인가? 아무도 이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10만여 명의 군사력을 배치함으로써 서방으로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전쟁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조성해왔다.
서방의 의혹을 전면 부인해온 러시아는 다만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가 충족되지 않는 경우 불특정한 군사 조치를 강행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이 어떤 형태로 이뤄지든 러시아는 강력한 제재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응수함에 따라 긴장은 더욱 고조돼 왔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 국가의 안보 보장을 위해 다른 국가의 안보가 희생되어서는 안된다'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합의 사항을 강조한 사실이 전해졌다.
이는 1999년 OSCE의 회원국들이 터키 이스탄불에서 합의한 내용이며 현재 OSCE에는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57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블링컨 장관이 해당 사안에 대해 추가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음을 동의했다고 밝혔으나 이와 관련 미 국무부 고위급 관계자는 양 장관의 통화의 주된 내용은 러시아가 병력을 철수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었음을 강조했다.
해당 고위급 관계자는 "블링컨 장관은 만약 푸틴 대통령이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거나 국제체계에 대한 변경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러시아가 병력과 중장비를 철수하고 진지한 대화에 임해야할 때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