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인플레이션에 더 취약…보험금 청구 증가 탓

인플레이션 확대시 손해보험회사가 생명보험회사보다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플레이션 확대는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같이 손실보상이 실손비례이고 자기부담금이 존재하는 보험계약의 보험금 청구액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연구원은 28일 ‘2022년 보험산업이 주목할 환경변화: 인플레이션과 보험산업’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의하면 보험산업이 체감하는 인플레이션(Claim 인플레이션)은 일반적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CPI 인플레이션)을 상회하기 때문에 보험산업은 CPI 인플레이션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된다.

Claim 인플레이션은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된 품목뿐 아니라 포함되지 않는 신규 품목, 보험 관련 품목의 물가와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된 품목의 품질 변화까지 반영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예를들면 새로운 의료기기가 이용되면 의료비 상승으로 보험금 청구액이 증가하지만 새로운 의료기기는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에 아직 포함돼 있지 않아 소비자물가지수 계산시 의료비는 상승하지 않는다.

보고서는 CPI 인플레이션은 손실 보상이 정액형이 아닌 실손비례이며 자기부담금이 존재하는 손보산업에 상대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크게 미친다고 분석했다. 실손비례 보상의 경우 보장금액에 한도가 있더라도 한도 내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보험금 청구액이 증가하는 한편 자기부담금을 초과하는 청구 건수도 늘어난다. 자동차보험도 자동차 수리비용, 공임 등의 영향을 받는데 일반적으로 Claim 인플레이션이 CPI 인플레이션을 초과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생명보험사의 경우에도 계약가치 축소로 보험 수요가 줄고 계약해지가 늘어나는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겠지만 금리가 동반 상승함에 따라 이러한 영향이 상쇄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험연구원 윤성훈 선임연구위원은 “CPI 인플레이션 위험 완화 방법으로 계약·갱신기간 단축, 보험계약시 보험료 등 물가지수 연동, 인플레이션 파생상품 투자 등이 제시되고 있으나 비용도 크고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확대되고 있는 CPI 인플레이션은 연관되어 있어 장기간 지속될 것인지 단기간에 그칠 것인지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에 보험산업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다양한 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통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