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똑같은 사업체가, 똑같은 지역에서 같은 사고... 참으로 안타까워"
"기업이 돈 벌기 위해 사람 목숨 빼앗는 일 없어져야... 잘못된 산업문화 바뀌어야"
피해자 가족 면담... "총리가 직접 관여해 수색과 수습 속도내도록 건의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7일 광주시 서구 광주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방문한 뒤 떠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광주 동구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을 방문해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한 후 취재진에 "그래야 기업이 다시는 이렇게 돈을 벌기 위해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일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사고 현장에서 특수구조단장에게 상황을 보고받은 뒤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실종자 수색을 우선적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오전 11시30분부터 약 50분간 피해자 가족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 후보는 피해자 가족 협의회 대표로부터 상황 설명을 듣고, 다른 가족들의 이야기도 청취했다. 이 후보는 면담이 끝난 뒤 피해자 가족 요청에 따라 함께 사고 현장 근처를 살피기도 했다.
광주화정아이파크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다. 지난해 광주 학동4구역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재개발을 위해 철거 중이던 건물이 도로변으로 무너져 사고 현장을 지나던 버스 승객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하는 등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화정아이파크 사고에서는 1명이 사망, 1명이 부상을 입었고, 4명이 실종된 상태다.
이 후보는 "똑같은 사업체에 의해, 똑같은 지역에서, 똑같은 유형의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고 기가 막히다"며 "피해자 가족들께서 앞으로 이런 사고가 안 나게 해달라, OECD 국가 중 일하다 죽는 사람이 제일 많은 나라를 26년째 계속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어 "구조·수습 문제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텐데 다른 사람이라도 이런 피해를 안 입게 해달라는데, 제가 죄송하고 드릴 말씀이 없었다"며 "돈보다 생명이라는 게 너무 당연한데, 돈을 벌기 위해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잘못된 산업문화가 반드시 바뀌어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중대재해사고가 발생하는 데 대해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위험하게 일을 시켜서 돈을 벌 수 있고, 문제가 됐을 때 치르는 대가가 위험을 감수해서 얻는 이익보다 적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오늘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는 첫날인데, 앞으로라도 이런 중대재해를 방치하거나 책임 있는 경우 이익을 보는 경영주에게 엄정하게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법 시행이 당연함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피해자 가족 협의회 안정호 대표에게 "냉동창고 화재도, 이것도 같은 것 아닌가"라며 "결국 돈 문제인 것 같다. 돈이 마귀라고 얘기하는 게 정상적인 판단을 못하게 한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실종자 가족들의 제안으로 사고 현장 근처로 이동해 설명을 들었다.
면담에 동행한 이소영 대변인은 "가족들이 하루라도 빨리(실종자가) 살아있다면 구조를, 그렇지 않다면 수습이라도 하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 후보는 국가적인 역량, 방안이 총동원되도록 국무총리가 직접 관여해서 수색과 수습에 속도를 내는 방안을 총리께 건의드리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또(가족들이) 간곡히 요청한 부분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며 "미안하거나 사과할 필요 없고 대신 이번 사고의 원인이 됐고 피해를 확대시킨 비상벨이 제때 울리지 않아 대피하지 못했다거나 제도적 문제가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이날 사고 현장을 직접 둘러보지는 못했다. 이 대변인은 "사고현장을 직접 올라가보지 못한 건 22층 부근에서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이 후보가 올라갈 경우 작업에 방해가 되고 안전상 우려가 있었다"라며 "(이 후보는 붕괴된 아파트)건물이 보이는 곳에서 실종자 가족과 소방 관계자 설명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