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인간관계와 다르지 않다"며 '정체성, 원칙, 일관성 강조
"'예비합의' 없이 만나서 '앞으로 잘해보자'... '정상외교'가 아닌 쇼"
"'北 '전면 사찰' 허용하면 北 개발 위해 직접 국제사회 설득할 것"
"선제타격론, '능력'과 '의지'를 보임으로써 전쟁을 막기 위한 것"
"사드기지, 헬기로 물자 공급하도록 방치... 동맹이라고 할 수 있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자유ㆍ평화ㆍ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안보 글로벌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24일 "정상이 만나려면 기본적으로 상호 간 원활한 접촉을 통해 관계가 진전되는 '예비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며 "만나서 '앞으로 잘해보자'는 얘기를 하는 건 정상외교가 아니라 쇼"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글로벌외교안보 비전'과 20개의 외교안보 공약을 발표한 후 '남북정상회담 의지와 선결조건'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남북관계를 인간관계에 빗대며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대한민국의 '정체성', 그리고 '원칙'과 '일관성'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에 기반해 원칙과 일관성 있는 남북관계를 정립해야 한다"며 "자유민주주의란 헌법 체계 하에서 장기적으로 북한을 '평화통일을 이뤄낼 상대'란 점을 동시에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하면서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고 일관된 원칙에 기해 관계를 맺어 가는 것은 인간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이런 원칙과 일관성이 없이 대북관계를 그때그때에 따라, '일시적인 평화쇼' 같은 식으로 해서는 남북관계에 진전이 없다. 결국 북한으로부터도 '남한은 필요가 없다'고 생각돼 결국 무시당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자유ㆍ평화ㆍ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안보 글로벌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윤 후보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기본조건'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꼽았다. 윤 후보는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도 전혀 하지 않고 오히려 계속 도발하는데도 정부가 '대북 경제제재를 먼저 풀자'고 북한을 대변하고 다니는 일이 가장 비정상적"이라며 "이런 행동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낼 수 없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와 관련해선 "가장 첫 단계는 국제적인 검증을 받는 것"이라며 "(북한이) 완전히 오픈해서 검증을 받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핵개발 시설의 전면적인 사찰을 허용한다면, 제가 북한의 산업개발과 경제지원을 위해 국제사회를 설득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원칙에 따라 대처할 수밖에 없다" "그때그때 북한의 핵무장을 일부 지지하는 등 강력하게 억제하지 않는 입장이 나오면 결국 비핵화는 도달하기 어렵다"며 거듭 '원칙'과 '일관성'을 강조했다.
한편, 윤 후보는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선제타격론'과 관련해 "전쟁을 하기 위한 게 아니라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전쟁을 막고 치명적 치명적인 대량살상무기를 막아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한 주민의 안정과 평화를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북한의 초음속미사일은) 요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발사 직전에 타격하는 것 이외엔 (방법이) 없다"면서 "현 민주당 정권이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선제타격과 킬체인을 포함한 '3축 체제'를 구축한다고 했는데 5년간 전혀 준비한 게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해 남한을 겨냥해 쏜다면 이미 전쟁상태에 돌입한 것이다. 그 상태 자체가 '데프콘(DEFCON·전투준비태세) 2'나 '데프콘 1'을 의미한다. 발사기지나 지휘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보여줘야만 무모한 공격을 억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자유ㆍ평화ㆍ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안보 글로벌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윤 후보는 "한국과 미국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군사동맹이다. 대한민국에 대한 군사공격이 있으면 한미가 작전에 같이 투입된다"며 "이걸(조약) 지키기 위해선 정례 연습과 훈련이 필요한데 그 자체를 안 하고 있다" "훈련과 연습을 안 하는 군대를 봤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성주 사드기지를 시민단체와 국민 일부가 접수해서 육상으로는 물자 이동과 공급을 할 수 없어서 헬기로 보내고 있다. 정부는 그걸 방치하고 있다"며 "이걸 어떻게 동맹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윤 후보는 "원자력 잠수함 기술은 웬만한 나라에도 전해주지 않는다" "신뢰가 허물어진 나라가 아무리 '조' 단위의 돈을 줘도 원자력 잠수함 팔겠느냐"며 미국과 협의 후 원자력추진잠수함(핵 잠수함) 건조를 추진하겠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약을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날 비전 발표에서 "미국·일본·호주·인도 간 협력체인 '쿼드' 산하의 '백신, 기후변화, 신기술 워킹그룹'에 참여"하고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하고 "첨단기술동맹을 구축"하겠다면서도 쿼드 가입에는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실질적으로 쿼드에 참여한다는 뜻이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거기까지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지금은 백신 (워킹그룹에)만 들어가 있는데 기후와 신기술 (워킹그룹)에도 참여하겠단 것"이라며 "우리보다 앞선 기술을 받아올 수 있고 의료협력 체계가 가능해지고 글로벌 이슈에 협력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운데)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자유ㆍ평화ㆍ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안보 글로벌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김성한 외교안보정책본부장(왼쪽)과 박진 글로벌비전위원장(오른쪽) 등도 배석했다. [사진=국민의힘]
한편, 외교안보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성한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20개 외교안보공약 중 ▲비핵·번영의 한반도 실현 ▲한미동맹 재건과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 ▲경제안보외교 적극화 ▲AI 과학기술 강군 육성 ▲북핵·미사일 대응체계 구축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 실현 등 6가지를 주요 공약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지난 5년 동안 한미동맹이 상호 신뢰는 물론이고 연합 군사훈련을 개최하지 않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손상을 입었기 때문에 단순한 동맹의 복원이 아니라 '한미동맹 재건'을 내걸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이 전통적인 군사동맹을 넘어, 이른바 뉴프런티어 영역에까지 협력을 확대하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강화한다는 공약이 핵심"이라며 "한미 연합 군사역량에 우리의 자체 역량, 예를 들어서 '한국형 3축 체제' 등이 합쳐져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