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후보 "수천만 원 손해보고 나왔다"는 해명은 일부 기간만 공개한 것
다른 기간 거래는 수익 → 3년 뒤 세금납부 기록도 나와
"전체 거래 내역 공개해야"
민주, "김건희 주가조작 가담 의혹, 검찰 소환조사 하라"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윤석열 후보가 "수천만 원 손해보고 나왔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일부 기간만 공개해 손해를 주장한 것으로 전체 거래 내역이 공개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2021년 11월 16일 이 사건의 몸통으로 알려진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구속했다. 그러나 '전주'로 알려진 김건희 씨에 대해서는 아직 소환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윤석열 후보와 부인 김건희씨. (사진 = 연합뉴스)
윤 후보는 지난 2021년 10월 관련 문제에 대해 "그 당시에 도이치모터스라고 하는 것은 주가의 변동도 크지 않았고 저희 집사람(김건희 씨)이 오히려 손해 보고 그냥 나왔습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윤 후보는 구체적으로 4천만 원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JTBC는 20일 윤석열 후보가 공개한 2010년 1월부터 5월까지 기간 이외에도 거래를 계속됐고, 일부 수익을 본 것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건희 씨가 낸 세금납부 기록도 제시했다. 김 씨는 2016년 7월 증권거래세 118만 원과 양도소득세 2058만 원을 냈다. 귀속 연도는 2013년으로 돼 있어, 세금을 3년 만에 뒤늦게 낸 것으로 드러났다.
JTBC 취재 결과 김 씨는 2012년 11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서 신주인수권 약 51만 주를 주당 195.9원에 샀다. 1억 원어치였다. 7개월 뒤 한 사모펀드에 약 43만 주를 주당 358원에 팔았고 약 7천만 원을 벌었다.
김 씨가 내야 할 세금은 수익의 약 20%였지만, 제때 세금을 내지 않아 가산세까지 내야 했다.
사모펀드 관계자는 "저는 김건희 씨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기억도 안 나고 그때 우리는 브로커를 해주시는 분, 소개를 증권사가 해줬다니까요"라며 "정확히 누군지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씨와 함께 사모펀드에 신주인수권을 대량 매각한 모 기업 대표를 찾아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그는 인터뷰를 할 생각이 없다며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도이치모터스 관계자 역시 "아는 게 전혀 없고 일단은 말씀을 드리기가 힘든 상황이라…"라며 나서지 않았다.
코바나컨텐츠를 찾아가 김건희 씨의 해명을 들어보려 했지만, 직접 해명을 거부했다.
윤 후보 측은 선대본부 차원에서 해명을 하면서 권오수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려야 될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수익이 있었던 건 인정했으며, 수익에 대해 세금을 3년 늦게 납부한 것에 대해서는 "신고 절차가 익숙하지 않아 가산세를 포함해 뒤늦게 납부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김 씨는 2017년에도 도이치파이낸셜 장외주식 매각으로 1000만 원 넘는 수익을 내고, 양도소득세 등 관련 세금을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JTBC는 보도했다.
■ "전체 거래 내역 공개해야 사실관계 파악 가능"
윤 후보 측이 손해를 봤다며 공개한 2010년 1월부터 5월까지 기간의 거래는 주가조작 혐의로 이미 구속된 이 모 씨가 관리했다.
김건희 씨는 2010년 1월부터 5월 사이에 도이치모터스 주식 약 67만 5천 주를 사들였는데, 평균 매입 단가는 2,564원이었다.
이 가운데 실제로 주식을 판 건 모두 10만 주로 평균 매도 단가는 2551원이었다. 사고팔 때 가격 차이가 주당 13원에 불과해 공개된 자료만을 살펴보면 실제로 주식을 팔아 입은 손해가 130만 원 정도로 파악됐다.
다만, 다른 계좌로 옮겼다는 57만 5천 주에 대한 기록은 공개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도이치모터스 주가는 잠시 하락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상승세를 이어갔고, 2011년 3월 말엔 8천 원 가까이 치솟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내부 정보를 들어가며 본인이 직접 거래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전체 거래 내역을 공개해야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의 신병재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관련자들) 기소 내용 보면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부당 이득 많이 취득했다는 내용인데, 전체 계좌 내역이 있어야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 측은 4천만 원 손실에 대해선 "2010년 5월 기준 평가손익과 실현손익을 모두 합친 것"이라고 밝혔다. 즉 해당 기간에 실제로 주식을 팔아서 입은 손해와 만약 나머지 주식까지 판다면 예상되는 손해까지 모두 합친 액수라는 뜻이다.
그러나 우석훈 성결대 경제학과 교수는 "평가가액을 중심으로 얘기하는 건 사실 좀 호도하는 거죠. 실제 손해와 이익을 따질 때 (평가가액은) 적합한 개념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 측은 '나머지 주식에 대한 정확한 매도 기록 요청'에 대해 "혐의와 관련 없는 개인 거래 내역까지 추가로 공개할 계획은 없다"며 해당 요청을 거부했다.
■ '김건희 주가조작 가담 의혹'… 민주 "검찰 신속 수사 촉구"
민주당 황방열 선대위 대변인은 20일 오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지난 2010~11년 도이치모터스 주식에 대한 주가조작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졌고 이 과정에서 김건희 씨가 돈을 대는 '전주'로 참여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라며 김건희 씨의 소환조사를 촉구했다.
황 대변인은 "권오수 회장이 구속된 지 두 달이 넘도록, 김 씨는 수사당국의 조사도 받지 않고 있다"며 "김 씨의 소환조사는 단순히 국민 정서를 넘어, 사법 정의와 직결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은 그동안 '국민적 의혹이 있는 주요 인물 등의 본건 가담 여부는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 왔다"며 "그러나 김 씨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검찰이 대선 후보의 부인이자, 전 검찰총장 부인에 대해 수사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황 대변인은 "국민은 검찰이 전직 검찰총장 부인에 대해 더욱 엄정하게 수사함으로써 '제 식구 감싸기'나 '검찰권 사유화'라는 오명을 씻어내기를 바라고 있다"며 "외부 시선이나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를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혐의대로만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