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한국은행은 20일 ‘BOK 이슈노트: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과 경기완충 효과’에서 재택근무 활용은 개인·일자리 특성, 산업별로 크게 차별화되며 재택근무 활용 여부에 따라 노동시장 성과에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서는 재택근무 활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학력(대졸 이상), 종사상지위(상용직), 기업규모(대기업)를 꼽았다.
성별로는 큰 차이가 없었다. 개인 특성별로 보면 저연령층, 고학력층에서 재택근무 비중이 크게 증가했고 일자리 특성별로는 상용직, 300명 이상 대기업, 고숙련 직업일수록 재택근무 활용도가 높게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 금융보험, 전문과학기술 등에서 재택근무 비중이 높은 반면 숙박음식, 보건복지는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재택근무 활용 여부에 따라 임금상승률, 고용상태 변화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재택근무자의 임금상승률이 2020년에서 2021년중 각각 11.8%, 8.2%인 반면 비재택근무자의 임금상승률은 각각 4.0%, 2.7%에 불과했다. 재택근무자가 1년 후에 취업상태를 유지할 확률 역시 비재택근무자 74.9%보다 높은 86.0%로 조사됐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팬데믹 이후 기업들은 자동화 증가, 재택가능 일자리 창출 등의 방향으로 노동수요를 전환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택근무에 양질의 일자리가 집중됐을 가능성이 있어 성별, 학력, 직업, 지위, 산업 등 여러 요인을 통제하고 분석했다”면서 “재택근무자는 비재택근무자에 비해 임금상승률에서 3~5% 더 높았다. 취업유지 측면에서도 유리하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또한 보고서는 재택근무가 팬데믹이 초래한 경제적 충격을 상당폭 완화하는 기능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했다. 성장회계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재택생산(home production)은 2020년 1분기에서 2분기 중 GDP 감소폭을 크게 줄이는 완충 작용을 했으며 팬데믹 이후 5분기 연속으로 양(+)의 기여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재택근무가 팬데믹 이후에도 일반적인 업무형태로 자리매김을 하면서 기업과 근로자는 출근과 재택근무의 최적 근로조합을 찾아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재택근무 확산은 기업·근로자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 차장은 “재택근무로 근로자는 출퇴근시간 절약, 자율성 증대 등, 기업은 채용·사무실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근로자는 구성원 간 의사소통 부족으로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배움 기회 감소, 기업은 관리·감독 비용 증가 등 단점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택근무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우리나라와 같이 출퇴근 소요시간이 길고 IT 인프라가 발달된 경우에는 재택근무 확대로 인한 생산성 향상 여지가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