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책, "역대급 비호감 선거, '정권교체 열망' 승패 좌우할 것"

전원책 변호사가 이번 대선은 여야 대선주자의 비호감도가 높은 역대급 비호감 선거로 후보의 매력이나 정책보다 정권교체의 열망이 선거 승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변호사는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두 후보의 단점 중 두드러진 점은 '0선의 중앙정치 경험이 없는 후보'들이라는 점과, 두 번째 '본류'가 아니라는 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가령 이재명 후보는 민주화운동 경험, 운동권 경험도 없고, 좌파의 본류가 아니다. 윤석열 후보는 보수를 적폐청산이란 이름으로 전 정부 공신이 되면서 보수를 궤멸시킨 장본인이라는 원죄를 갖고 있다"며 "본류가 아닌 두 사람이 진보, 보수의 대표로 나서서 자연스레 단점이 두드러진다"고 짚었다.

이어 "이 경우 후보 매력이나 정책보다 정권교체의 열망이 얼마나 강한가가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데, 정권심판과 좀 다르다"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긍정, 부정평가와 조금 다른 개념으로 권력 전체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많이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제가 코로나로 급전직하를 하다가 수출이 회복돼 좋아졌는데 일자리가 폭망했다. 풀타임 일자리가 200만개 이상 사라져 국민들이 피부로 느낀다"며 "또 빈부격차가 늘어났다. 세금으로 알바형 일자리를 만들어낸다고 해도 정부통계로 소득 격차가 줄었다 얘기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집값이 폭등해 부자는 더 부자가 된 것처럼 보이고, 가난한 사람은 '난 언제 집을 살 수 있지' 하며 더 가난하게 느낀다. 그러면서 분노지수가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실업률이 작년 11월 말 5%, 6% 개선된 수치를 보였다. 그런데 1시간도 일 못 한 사람이 실업자로 분류된다. 진짜 실업률은 체감실업률로 봐야 한다"며 "29세까지 청년체감실업률이 25%를 넘는데, 노량진의 고시공부하는 사람, 대학원 진학해 공부하는 사람, 니트족들을 포함하면 실업률은 적어도 40% 넘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청년의 분노에 불을 지른 것이 조국 사태다"라며 "부와 권력을 그대로 물려주는 대상이 조국으로 가 불공정의 화신이 됐다"며 "이런 분노가 20대에게도 정권교체 열망이 높게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 李 "부동산 정책 말 바꾸기로 신뢰도 떨어져" 尹 "대중 감동시킬 슬로건 없다"

전 변호사는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볼 때 윤 후보의 지지율이 회복세가 아닌 급반등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 후보 쪽은 말 바꾸기가 너무 많아 신뢰도가 떨어졌다. 그동안 참신하게 보였고 일 잘할 것 같은 후보로 보였다"며 "가령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50만원까지 꼭 채우겠다, 30조 추경하자 이러다가 이틀 뒤 재원이 없으니까 못한다, 이런 식으로 말을 계속 바꾼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령 토지부담금은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안 하겠다고 하다 토지이익배당금제라고 들이민다"며 "단적으로 토지로 인한 이익은 불로소득이고, 100% 환수하겠다는 것은 급진좌파를 넘어서서 극단좌파이다. 가령 독일 사민당이나 영국 노동당에서는 상상도 안 하는 정책이다. 100% 환수는 말도 안 되는 정책이다. 국민 정서에 깔려 있는 반문재인 정서의 대부분이 바로 부동산이나 집값 정책 쪽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양도소득세 보류, 종부세 완화, 이러니 종잡을 수가 없는 것"이라며 "저분은 자기에게 표가 되면 언제든지 정책이나 말을 바꿀 수 있다고 보니 신뢰를 떨어뜨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윤 후보가 때마침 내놓은 여성가족부 폐지, 7자 공약이 2030에 먹혀든 것"이라며 "보수의 핵심가치인 작은정부론에 있어서 어떻게 작은 정부를 구현할 거냐. 고위공무원 감축은 물론, 우선 부처에서 여성부, 통일부, 교육부가 계속 거론되지 않나. 여러 위원회들 없애자는 얘기들이 많았다. 여성부는 특히 남녀 갈등 문제와 연결돼 남성들이 여성부를 공격대상으로 삼았다. 여성가족부 폐지, 딱 7자 공약의 반향이 엄청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 후보 캠프에서 대중을 감동시키는 슬로건이 아직 하나도 나오지 않아 선거캠페인이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 정치가 갈수록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민주에서도 감성에 의존하는 정치로 바뀌고 있다. 감성투표다"라며 "이성으로 '이 사람이 공동체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정책을 펴니까 지지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은 마음에 들어', '멋져', '나하고 생각이 맞는 것 같아', '유쾌해 보여' 이런 감성으로 투표장에서 도장을 찍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대위 구성 및 운영 방안을 둘러싼 갈등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이준석 대표 사이의 갈등으로 대중을 감동시키는 슬로건이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슬로건을 만들어내는 데 총의가 모여야 된다"며 "외국 유명한 정치인 중에는 항상 스핀닥터(국민의 생각과 여론을 수렴해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납득시키는 역할을 하는 정치 전문가) 그룹이 있다. 토니 블레어 같은 경우 80명이나 있었다. 이 후보 뒤에는 쌀집 아저씨, 유명한 카피라이터 등이 있어서 뭔가를 만들어내고 후보를 코칭한다. 반면 윤 후보 뒤에는 스핀닥터가 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짚었다.

아울러 "주변 다선의원들이 충고를 할 텐데 아직 슬로건이 안 나와 과연 대선에서 그런 분들 코칭이 얼마나 약발이 먹히겠느냐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 安, 야권 후보 단일화 기회 놓쳤다...먼저 치고 나갔어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경우 야권후보 단일화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전 변호사는 "지난 주말 여론조사에서 15.1%까지 나왔고, 대부분 13% 선을 넘어서고 있을 때가 기회였다"며 "본인이 먼저 야권후보 단일화를 제안하고 치고 나갔으면 윤 후보는 단일화 프레임에 그대로 같이 들어갔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내가 출마한 것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다' 이런 얘기만 줄창하고 있으니 안 후보에 기회가 다시 오기 힘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정권교체 열망이 높은데 그 열망이 어디로 가나. 윤 후보 지지자의 70~80%는 윤 후보의 매력보다는 정권교체 때문에 지지한다. 안 후보가 아무리 매력 있어도 '찍지 않겠다, 난 윤석열 찍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안 후보에게 다가왔던 기회가 그대로 지나가 버린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