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대란·이상기후로 농산물 투자 관심
농산물ETN, 분산·대체투자 수단으로 활용
“기초지수 특성 이해하고 투자해야”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증권사들이 옥수수나 콩 등 농산물에 투자하는 ETN(상장지수증권)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최근 에너지 대란으로 비료 가격이 상승하고 이상기후 현상이 이어져 농산물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ETN는 기초지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지수 변동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ETN(상장지수증권)은 원자재, 환율, 주가지수 등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률 지급을 보장하는 파생결합증권을 일컫는다. 기초지수를 반대로 추종하는 ‘인버스’나 배수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옥수수 선물 기초자산에 연계된 레버리지와 인버스 ETN을 최근 상장했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옥수수 선물 ETN'은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옥수수 선물 일간 손익률의 2배수를 추종한다. '미래에셋 인버스 2X 옥수수 선물 ETN'은 옥수수 선물 일간 손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옥수수와 콩 선물 지수를 기초로 양방향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는 ETN 4종을 선보였다. 출시 상품은 △하나 레버리지 옥수수 선물 ETN(H) △하나 인버스 2X 옥수수 선물 ETN(H) △하나 레버리지 콩 선물 ETN(H) △하나 인버스 2X 콩 선물 ETN(H)이다.
메리츠증권은 개별 농산물이 아닌 농산물 시장 전체 지수에 투자하는 ETN을 시장 최초로 출시했다. △메리츠 대표 농산물 선물 ETN(H) △메리츠 레버리지 대표 농산물 선물 ETN(H) △메리츠 인버스 2X 대표 농산물 선물 ETN(H) 등 3개 종목이다.
세 종목은 모두 블룸버그에서 산출하는 ‘블룸버그 대표 농산물 지수’를 추종한다. 매년 초에 농산물 시장 수확량과 거래량을 고려해 가장 규모가 큰 3대 농산물을 선정하고 기초지수 종목 및 비중을 결정하는 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기후변화와 에너지 가격 급변으로 농산물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농산물 ETN은 대표지수에 양방향 및 배수로 투자가 가능해 투자자의 고민을 덜어줄 것이라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농산물 ETN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른 자산들과 상관관계가 낮고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해 분산투자, 대체투자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최근 치솟는 곡물가로 인한 애그플레이션 우려에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그플레이션이란 애그리컬처(농업)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일반 물가도 상승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한국거래소 제공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N 시장은 이달 10일 기준 지표가치총액 8조5000억원, 상장종목 수 268종목으로 2014년 시장개설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새로운 기초자산 연계상품 및 전략형 상품이 신규로 상장되면서 ETN 상품 유형이 다양해졌다”며 “특히 올해 8월 이후 원자재 및 대표지수 상품이 대거 상장하면서 거래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올 들어 ETN의 일평균거래대금은 449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 10월 25일에는 하루 거래대금이 1438억원으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ETN 평균 수익률은 4.44% 수준을 기록했다. 이중 국내주식형의 평균 수익률은 6.46%로 코스피(4.76%)의 수익률을 1.70%p 웃돌았다.
한편, 금감원은 ETN 투자자들에게 “ETN은 주가･선물･원자재 등 매우 다양한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만큼 기초지수의 특성을 반드시 이해하고 투자해야 한다”며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기초지수의 변동을 수시로 확인해야 해 중장기 투자대상으로는 부적합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