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오프제·노동이사제 찬성 입장 밝혀
권리찾기유니온 기자회견 “윤석열은 노동자들에게 최악의 후보인가”
민주노총 "(윤 후보의) 주 120시간 발언, 최저임금 제도 폐지 인식 천박"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병민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윤 후보가 이날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간담회에 참석해 “한국노총이 제안한 여러 정책 중에 특히 두 가지 내용에 윤 후보가 긍정적 찬성을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그동안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면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공무원·교원의 노동권에 따라 타임오프를 지원할 때가 됐다는 찬성 의지를 분명히 언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윤 후보가)현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있고 열악한 위치에 있는 노동자들을 생각하면 공적 영역에 있는 인사들의 경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일부 조정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납세자인 국민이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까지 포함해서 첫발을 내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타임오프는 근로시간면제 제도로도 불리며, 노사 교섭이나 노동자 고충 처리, 산업안전 등의 노조 전임자의 노조 활동을 유급으로 인정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어 그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와 관련해 그간 전면 도입이 어렵다는 당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 내용을 윤 후보뿐 아니라 당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윤 후보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의 찬성 의견을 분명히 하면서 ‘잘 진행되기 위해 노사 간 동반자 의식이 중요하다’고 거듭 언급했다. (윤 후보와 한노총은) 노동이사제가 경영 합리화와 부실 방지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같이 나눴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는 공공기관 이사에 노조 대표를 포함시켜 의사결정에 관여하게 하는 제도이다.
또 김 대변인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논의에 대해선 ‘윤 후보는 대원칙은 찬성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시행 범위 등은 면밀한 실태 파악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제나 주 52시간제 등 쟁점 현안에 대해 직접 논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윤 후보는 ‘한국노총의 친구가 되겠다’고 수차례 말했는데, ‘노동자편에서 정치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앞으로 노동자를 위한 방향으로 정치하고 대화하고 설득하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도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어제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최저임금제와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 "이미 정해져서 강행되는 근로 조건을 후퇴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도 "진정하게 노동자를 위하려면 사용자도 투자하고 기업을 운영할 수 있게 판을 깔 수 있게 해줘야 하는 점을 고려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타임오프와 노동이사제 관한 문제는 12월 입법과 관련해서 오늘 임이자 의원 등이 관련된 내용을 입법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국회에서 빠른 속도로 긍정적으로 진행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아울러 한국노총의 이 대변인도 “공무원 ·교원 타임오프와 노동이사제는 확실히 이야기했기 때문에 내일(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진전된 안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국가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상생의 대타협, 대화합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노사의 자유를 중시한다"며 “새로운 패러다임과 시대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고, 노사관계 역시 미래를 위한 상호협력 지향으로 많은 변화가 모색돼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 권리찾기유니온 “윤석열은 노동자들에게 최악의 후보인가”
하지만, 노동계에서 윤 후보에 대한 강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한국노총 앞에서는 권리찾기유니온, 차별피해 노동자들이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후보를 향해 “불법과 편법으로 불이익이 가중되는 노동자들에게 당신은 최악의 후보인가”라며 “취약한 노동자를 거꾸로 배제하고 차별하는 법은 근로기준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권리찾기유니온 한상균 위원장은 “오늘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사업장 규모로 핵심조항을 적용하지 않는 현행 근로기준법으로 인해 최소한의 근로기준조차 보장받지 못하던 당사자들이다”라며 “가짜 5인미만 사업장들, 근로기준법 차별제도를 악용하는 편법과 불법의 산증인들이 윤석열 후보에게 묻는다. 불법과 편법으로 불이익이 가중되는 노동자들에게 당신은 최악의 후보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근로기준법에 이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중대재해처벌법, 공휴일법으로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를 차별하는 법 제도가 속출한다”며 “근로기준법의 차별조항을 핑계 삼아 법적 의무와 책임을 더 쉽게 회피할 방법을 만들어주니 가짜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전날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도 노동문제에 대해 양당 정당 대선후보를 비판했다.
양 위원장은 14일 민주노총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 대해 "주 120시간 발언이나 최저임금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천박하다"면서 "노동에 대한 인식도 없고, 자본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어 후보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해서도 "임기응변식 표심을 위한 정책을 남발했다 철회하고 있다“며 ”노동자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철학이나 의지를 갖고 있지 않은 후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11월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거쳐 "민주노총 전현직 중앙집행위원회 간부가 지위를 이용하여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한다"라는 대선 방침을 정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