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기재부 예산 갑질" vs 국힘 "부동산 올라 세수 증가"

기획재정부가 올해 세수예측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고 큰 규모의 초과세수가 발생한 점에 대해 여러 차례 사과를 했지만 집권여당에서 '의도적인 세수 과소추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가운데, 기재부 차관 출신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에서 세수를 낮게 잡았다고 정부를 공박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여당의 잘못"이라고 질타했다.

송 의원은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여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는데 당초 국회 심사때는 세수가 왜 증가했는지를 체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작년도 세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는 것이고, 또 가장 중요한 것은 부동산 세수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정책을 잘못한 정부 정책의 실패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서 그에 따른 세수가 더 들어온 것뿐"이라고 했다.

또한 "세수가 남는다고 해서 방역지원금이든 재난지원금이든 이런 식으로 쓴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며 "부동산(가격)이 앞으로 계속 비정상적으로 급등해서 세수가 더 들어오는 것을 전망한다는 게 과연 타당한가"라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세수예측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고 큰 규모의 초과세수가 발생한 것에 대해 여러 차례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렸고, 다시 한 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다만, 일각에서 지적하는 의도적인 세수 과소추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는 점을 명료하게 말씀드린다"고 민주당의 '국정조사' 엄포에 강력 반발한 바 있다.

한편 초과세수 논란에 대해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정부와 여당 간 유례없는 세금쟁탈전이 펼쳐지고 있다"고 힐난했다.

허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권 내내 기재부와 돈 퍼주기로 기 싸움 벌이던 민주당이 세수 추계오류 문제로 국정조사까지 운운하며 겁박의 수위를 높였다"며 "민주당은 세금을 뺏어 쓸 궁리를 하던 차에 좋은 빌미를 잡았다. 경제전문가 관료들이 소신을 지키지 못하고 여당의 압박에 굴복했기에 이런 겁박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세수 추계오류는 분명히 비판 대상이나, 대형 범죄나 국민 피해에 대해 국정조사를 한 적은 있어도 초과세수 문제로 국정조사를 한 적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청와대는 '공은 국회로 넘어가 있다'며 방관 중이다. 정권 말 국정 운영에 손을 놓은 듯한 모습"이라며 "'이재명 예산'이라는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기재부도 재정 원칙에 따라 선거용 예산이 아닌 '미래를 위한 예산'임을 관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초과 세수가 들어왔다고 한들, 올해 재정적자는 90조원에 달한다"며 "빚만 늘려 미래세대에 물려준다면 그 책임을 무엇으로 질 것인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전재수 "세수 오차율 15%, 그냥 오류 아냐" "큰 정부 맞는 확장적 재정정책 필요"

반면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소속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재부가 세수 예측을 하는데, 세수 오차율이 15%를 넘는다는 것은 예산을 가지고 갑질하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같은 방송에 출연, 기재부 세수 추계오류와 관련해 "그동안 세수 예측 오차율이 제일 높았던 때가 2018년도 9.5% 수준"이라며 무려 19조 원의 세수가 증가한 점에 대해선 "세수 오차율이 한 15%된다. 이건 그냥 세수 예측에 오류가 생긴 것이 아니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7월에 추경 때 초과세수가 31조 5천억원 된다고 한 것인데, 지금 확인된 게 31조 5천억이니 무려 19조원의 세수가 증가한 점에 대해선 기재부로서 있을 수 없는 일임을 강조한 셈이다.

전 의원은 현재는 '큰 정부시대'로 큰 정부에 맞는 확장적 재정정책, 적극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므로, 민주당의 예산 3종 패키지를 위해 예산 증액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일상회복 방역지원금, 경제성 효과가 이미 증명된 지역화폐 확대, 소상공인 손실보상 확대 등 기재부가 이러한 부분까지 지금 원칙을 견지하고 있는데 (예산 3종 패키지) 이것까지 외면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재정법에 초과 세수에 대해서 어디 써야 된다는 게 나와 있다"며 "40%는 지방자치단체의 교부금, 30%는 국가채무 상환 등에 배분하면 5조 6천억 정도가 남는다. 방역지원금만 해도 국민 1인당 20만원씩 하면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할 몫을 빼면 한 8조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재부가 끝까지 동의하지 않으면 지금 국회로 넘어와 있는 604조4천억의 예산을 넘어설 순 없다"면서도 "기재부가 계속 그 입장을 견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여 기재부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촉구했다.

반면 송 의원은 민주당의 예산 3종 패키지 가운데 손실보상 관련 예산은 합의할 수 있으나, 방역지원금과 지역화폐 관련 예산에는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조세재정연구원에서 소규모 당해 지역에서는 (지역화폐가)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경제효과가 없다고 이미 발표했다"며 "재난지원금 역시 일방적으로 전 국민에게 그냥 뿌리는 방식은 효과가 적다는 게 이미 나타났고, 국민 여론도 별로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