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본부세관
매장음악 재생용 셋톱박스 밀수입자 적발
대표가 회사 직원 시켜 자가 사용으로 위장
관세 면제받고 미인증 통관 이어와
◆…시가 7500만원 상당의 음악재생용 셋톱박스를 직원명의를 이용해 밀수입해온 회사 대표가 적발됐다. 사진 속 운송장 물품명에는 컴퓨터 부품(computer parts)으로 거짓 표기되어 있다. (자료 = 서울본부세관)
직원들을 시켜 제품을 주문하고 이를 자가사용하는 것인 양 위장해 관세를 내지 않고, 인증까지 피해온 회사 대표가 세관의 수사를 통해 적발됐다. 업체 대표 A씨는 세관 적발 이후에도 직원들에게 거짓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세관장 성태곤)은 음악재생용 셋톱박스 995개(시가 7500만원 상당)를 밀수입 및 부정수입(전파법상 미인증)한 업체 대표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28일 서울본부세관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A업체는 커피숍 등 오프라인 매장에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는 음원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다.
이번에 적발된 셋톱박스는 A업체와 음원공급 계약을 체결한 업체의 매장에서 음원을 재생할 때 사용하는 음악 재생기기로서 음원을 제공할 때 함께 제공되는 것으로, 수입된 셋톱박스는 상용물품이며 전파법 인증대상이다.
업체 대표 A씨는 자사직원을 비롯해 관계사 직원 50여명의 명의를 이용해 셋톱박스를 주문하고 국제특송으로 이를 반입하면서 운송장에 물품명을 컴퓨터 부품 등으로 기재했다. 상용물품임에도 개인이 자가 사용하는 물품인 것처럼 위장해 전파법상 인증을 회피하고 정상 수입신고도 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A업체 대표는 직원들에게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발급받도록 지시하고 이를 수집했다. 이어 해외지사 직원을 통해 해외 인터넷쇼핑몰에서 셋톱박스를 구입한 후 국내 반입 시 이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물건을 배송 받은 직원들은 대표의 지시에 따라 회사로 해당 물품을 전달했다.
특송화물로 같은 해외공급자로부터 같은 날짜에 동일한 물품이 여러 사람으로부터 반입돼 세관이 상용물품 쪼개기 반입으로 의심했다. 이후 목록통관 적용을 배제하고 정상 수입신고하도록 하자, A업체 대표는 직원들에게 직원 개인이 자가 사용 목적으로 반입한 것처럼 거짓으로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해 전파법 인증을 부정하게 면제받으며 밀수입을 이어갔다.
서울본부세관은 해외에서 반입된 셋톱박스 수령인인 직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반입사유 등을 묻자, 직원들은 모두 대표의 지시로 해외에서 택배박스가 오면 회사로 가져왔다는 공통된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업체 대표의 자백을 통해 밀수입 및 부정수입 행위를 확인한 후 입건 조치했다.
조사 과정에서 셋톱박스를 수령한 직원들은 "개인물품이 아닌 상용물품을 자가사용을 가장해 수령하는 것이 위법인지 몰랐다"며 "대표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회사 내 불이익이 있을까 우려돼 개인통관부호를 회사 측에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일부 사람들이 본인 물품이 아닌 것을 법률에 대한 무지로 가볍게 자가사용을 가장해 세금을 내지 않고 대리반입해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행위는 관세법상 밀수입죄로 처벌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 달라고 세관 관계자는 당부했다.
이와 함께 개별법령에 따라 수입에 필요한 허가·승인·추천·증명 또는 그 밖의 조건을 갖춰야 하는 상용물품을 자가사용 등으로 가장해 부정하게 조건 등을 면제받고 수입 시에는 부정수입죄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본부세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파법 외에도 법령에 따라 수입에 필요한 조건을 받지 않은 물품의 밀수입 및 부정수입 행위 단속 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