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의 '윤석열 장모 변호 문건(2차)' 전문 공개

세계일보, 대검이 윤 전 총장 장모 최씨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 대응 문건 작성
윤석열 캠프 "대검의 언론 대응 차원의 문건으로 추측"
송영길, "대검을 윤 전 총장 장모 로펌처럼 사유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의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에 대해 대검찰청이 사건 개요와 최씨는 무죄라는 취지의 이른바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변호 문건'을 생산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세계일보는 29일 대검이 생산한 문건이라며 A4 용지 3쪽 분량의 '전문'을 공개했다.

문건은 1. 관련 사건 내역, 2. 전문 사기범 안모씨의 사기 행각, 3. 장모는 남부지검 수사 과정부터 잔고증명서 문제를 인정, 4. 사채업자 A씨의 허위 주장, 5. 사건과 무관한 사람이 고발하고 진정했을 뿐, 정작 피해자의 고소는 없는 이상한 수사 등 5가지 목록으로 구성돼 있다. 대검은 지난해 3월 윤석열 검찰총장 재직 당시 장모 최씨의 4가지 범죄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정리한 이른바 '총장 장모 대응 문건(1차 문건)'을 작성했는데, 이번에 작성한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 대응 문건'은 이와 다른 양식의 문건이라고 세계일보는 보도했다.

이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은 성남시 도촌동 부동산과 관련해 최씨가 도촌동 땅 16만평 개발사업에 관여하고, 허위로 347억원대 은행 잔고증명서를 만들어 차익 50억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응 문건에는 위 사건과 관련한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를 둘러싸고 최씨와 분쟁 중인 안모씨의 전과를 제시하며, 안씨를 '전문 사기범'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안씨 주장을 반박하는 장모 최씨의 변호인 주장을 상세하게 제시하면서 최씨의 무죄를 주장하는 검찰의 판단 내용도 함께 담고 있다.

대검은 지난해 3월 윤석열 장모 관련 4가지 의혹 사건에 대해 대응 문건을 만들었다고 지난 14일 세계일보가 보도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론 대응 차원에서 작성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을 통해 범여권 인사와 언론인 등에 대한 고발장이 작성된 이른바 '검찰 고발사주 의혹' 사건과 같은해 3월 장모 대응 문건이 사실상 하나의 연속된 검찰의 대응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전 총장 장모 최씨의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을 은폐, 변론하기 위해 대검의 조직이 사사로이 검찰총장의 장모 변호 문건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변호사비도 안 받고 검찰조직을 자신의 장모 로펌으로 만들었다"며 "이런 권력 사유화와 남용에 대해 철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장모가 10원도 남한테 손해 끼친적 없다고 정진석 의원 통해 보도됐을 때 그말이 뭔가 했더니, 이렇게 철저하게 변론 준비받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꼬았다.

그는 "KBS가 보도한 윤우진 사건, 그 축산업자의 로비부터 지금 한 두건이 아니다"며 "윤 전 총장은 대통령 후보 검증 받을 게 아니라 빨리 피의자 조사부터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의혹들이 쌓여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 2018년 중앙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부터 윤 전 총장 장모 최씨의 잔고증명서 관련 핵심 의혹이 제기됐고, 이런 의혹에 대해 대검 차원에서 만든 대응 문건이 아니겠느냐고 추측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와 더불어 (장모 최씨의) 변호인들을 위한 자료로 만들어 졌다는 일부 의혹에 대해서도 "이 문건이 그 정도로 자세하게 만들어졌거나, 변호인들에게 유용한 자료로 사용될 정도로 정리된 문건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