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홍준표 "모병제? 턱도 아닌 얘기"

2017년 대선 공약집에는 없지만...

洪 "모병제는 2017년 본인의 대선공약"

"그런 일이 있었어요?"
"나는 그건 기억이 없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9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공개면접인 '국민시그널'에서 '말 바꾸기 아니냐'는 '국민면접관'들의 지적에 한 답변이다.

홍 의원은 이날 '최근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D.P.를 보고 모병제 도입을 주장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면접관의 물음에 "천만에. 모병제 도입은 5년 전 대선 공약이었다"며 "지금도 그 이야기는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2017년도 당시 홍 의원의 대선 공약집에는 모병제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19대 대선 직전인 2017년 3월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도 홍 의원은 모병제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당시 기자가 일부 대선주자들이 공약으로 내세운 모병제와 군 복무 단축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는 "턱도 아닌 얘기"라며 "젊은 사람들 표 얻을려고 하는데 얄팍한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면접관이 당시 인터뷰를 언급하며 '19대 대선 당시에는 모병제에 반대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자 홍의원은 오히려 "그런 일이 있었어요?"라고 되물어 면접관들 사이에서 웃음이 쏟아졌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중국과 대만, 유럽 등 세게적으로 모병제로 가는 추세임을 언급하며 현대전에서는 징용제 대신 모병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대전은 머릿수로 하는 전쟁이 아닌 전자전이다. 이라크 전쟁에서도 미사일 쏘고 다 초토화한 후 군대는 안정화 작업을 위해 들어간다. 현대전은 미사일병이나 전문 사병이 필요한 시대이지, 징용제로 해가지고 '관심사병'에만 신경 써서 군대가 약화되고 이런 시대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캠프 관계자는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마 (19대 대선 당시 후보는 개인적으로) 주장했을 것"이라며 "대선 후보로서 주장하는 부분이 있고 (후보가 공약에 포함하자고 해도) 당에서 '당분간은 아직 좀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면 당 차원에서 공약을 재정비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공약집에선 빠졌을 텐데 작년쯤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모병제 도입에 대한 의견 표현을 자주 했다"며 "보수 후보 중에서 국방력을 증강하기 위해 모병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가장 뚜렷하게 내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달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또 이번에 '3대 정책공약' 중 하나로 제시한 '개헌'에 대해서도 "기억이 없다"며 과거와는 달라진 입장을 보였다.

홍 의원은 면접관 중 한 명인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이 '자신이 18대 국회 당시 국회의원 수를 200명으로 줄이자고 법안을 냈을 때는 동의하지 않다가 왜 이제는 줄이자고 하느냐'고 묻자 "나는 그건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억이 안 난다는 게 아니고 그 당시에 아마 의원님이 소수당에 있었기 때문에 관심을 안 썼을 것"이라며 "소수당에서 제출하는 법안이 통과되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는 당 홈페이지로 접수한 일반시민들의 질문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박선영 전 의원, 김준일 뉴스톱 대표 등 국민면접관이 후보에게 질의하는 방식으로 내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