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캠프 "정홍원, 대의 위해 선관위원장 사퇴하라"

유승민 "정 위원장, 尹 지지한다며 사전에 만났다"

정홍원 "지지 후보? 지금 단계선 논하고 싶지 않아"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 캠프가 31일 입장문을 내고 "정홍원 위원장은 '선거관리위원장'과 '윤석열후보 후원회장' 중 택일하라"며 "아니면 정권교체의 대의를 위해 즉각 선관위원장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유승민 캠프는 "우리 당 경선준비위원회는 이런 대의(정권교체)와 서울·부산 재보선 승리를 교훈 삼아 최선의 경선계획과 '룰'을 만들었고, 최고위원회의 추인절차까지 마쳤"지만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위촉되자마자 이를 완전히 뒤집어 우리 당 경선을 특정 후보만을 위한 요식행위로 변질시키지 못해 안달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캠프는 정 위원장이 앞서 한 인터뷰에서 '윤석열, 최재형, 김동연, 세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을 지지한다'고 했다며 "대선 후보 경선을 책임질 선관위원장은 중립성과 공정성이 생명이다. 하지만 정홍원 위원장은 애초부터 이런 자격 요건에 결정적 하자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캠프는 또 "(정 위원장이) 선거관리위원장을 맡기 직전 행적은 선관위원장 자격을 더욱 의심케 한다. 정 위원장은 8월 초에 검찰 후배 윤 후보를 만났다고 한다"며 "정 위원장은 윤 후보를 어디서 만났는지, 만나서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윤 후보가 말한 대로 단 한번 만났는지, 그 외 윤 캠프관계자를 만난 사실은 없는지, 지금 당장 명명백백하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캠프는 "선관위원장이 된 이후의 언동 역시 매우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국민과 당원의 염원은 안중에도 없이, 경선준비위원회가 준비하고 최고위가 심사숙고해서 추인한 경선룰 등 기존의 결정들을 원점 재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본인이 우리 당의 전지전능한 소유주인가? 아니면 과거 한때 우리 정당사에 존재했던 제왕적 총재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장은 더이상 국민적 여망이자 시대적 과업인 '정권교체'에 재를 뿌리지 말고 지금 당장 사퇴하라. 아니면 이제부터라도 국민과 당원 앞에'중립'과 '공정'의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다짐을 해라"라며 "정 위원장이 끝내 이를 거부한다면 '영원한 역사의 죄인' 낙인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위원장은 앞서 8월호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윤석열, 최재형, 김동연 후보 3인에 대한 의견을 묻자 "세 사람 모두 검증을 마치지 않은 상태"라며 "지금 제일 절박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줄 사람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이 가는 후보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최고인 것처럼 누구든지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본다. 그게 아니면 후보에서 탈락해야죠. 지금 단계에서 누구라고 논하고 싶진 않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윤 전 총장에 대해선 "검찰총장을 하면서 정권의 비리도 많이 보고 탄압도 받았기 때문에 정권교체에 대한 절박함이 있으리라 본다. 또 언행을 보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도 장점"이라면서도 "하지만 과거 행적에서 입장 정리를 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 그 부분을 어찌 풀어나갈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