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나는 임차인입니다... 혹시 아버지 이름 임차?"

민주당 "사퇴는 수사 피해가기?… 국힘 지도부, 당론 밝히라"

민주당 대선캠프 "의혹검증" 한목소리… 尹캠프에 "선택적 정의"

양이원영 "민주당에 사퇴여부 떠넘겨"... 최민희 "절대농지 아냐"

국힘 "진정성 있는 결정" 존중... ​​​​​​​"文 대통령 농지는 무법천지?"

여야가 최근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두고 공방을 시작했다.

윤 의원 부친의 농지 구매 결정에 윤 의원이 과거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재직하며 얻은 내부정보가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고 윤 의원 매부가 박근혜 정부의 실세 정책보좌관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여권은 윤 의원의 사퇴를 '수사를 피하기 위한 결정', '국민에 대한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판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대권주자 캠프는 KDI의 개발정보가 농지 구입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와 농지 구매자금의 출처를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야권은 윤 의원의 사퇴를 '책임감 있는 결정'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부지 관련 농지법 위반 의혹을 들고 나섰다.

윤 의원을 향한 비판은 국가권익위원회의 조사결과를 '연좌제'라고 비판했던 국민의힘 지도부, 그리고 윤 의원의 사퇴 번복을 촉구했던 야권 대선주자들을 향해 번지는 양상이다.
 

민주당 "사퇴는 수사 피해가기?… 국힘 지도부, 당론 밝히라"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6일 "윤 의원의 사퇴 발표, 진의는 무엇이냐, 혹시라도 합동특별수사본부의 수사를 피해가기 위한 것은 아니냐, 혹은 지금 잠시 후퇴해 위기를 모면하고 나중의 정치적 도약을 기약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며 "그렇지 않다면 지금 당장 국민여러분 앞에서 쌓여만 가는 의심스러운 사실들에 대해 소상히 해명부터 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국민의힘 지도부를 겨냥, "수사 당국이라도 되는 듯 '셀프 해명'만 듣고 '셀프 검증' 코스프레 후 의혹 의원 12명 중 절반에 '셀프 면죄부'까지 주고 나선 '오만'의 상징, 국민의힘 지도부는 부끄러움부터 배워야 할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가 말한 '강력한 조치'가 이것이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신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윤 의원의 사퇴 선언에 대해 본회의에서 찬성할지 여부부터 당론으로 정해 밝히라. 이번 선언이 '사퇴 쇼'인지 아닌지는 윤 의원 본인과 국민의힘의 소명, 그리고 태도에 따라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용빈 민주당 대변인은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서 "윤희숙 의원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은 의원직 사퇴로 끝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특수본이 엄밀히 조사해야 한다. 윤 의원의 사퇴는 이러한 엄중한 사실관계를 인정한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공무원이 강도 높은 징계를 피하고자 미리 사표를 내는 쇼'라면 국민이 얼마나 자괴감 느끼겠냐"고 했다. 이어 "특히 윤 의원이 국회의원 재산신고 때 아버지의 재산신고는 고지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대선캠프 "의혹검증" 한목소리… 尹캠프에 "선택적 정의"

민주당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지사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먼저 사실관계를 분명히 밝히고, 필요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결과에 따라 합당한 책임을 지면 될 일"이라며 "과잉된 정치 액션으로 본질을 흐려서는 안 된다. 그래서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를 주장해왔다. 더불어 직계가족 부동산 소유현황 및 과정을 공개하도록 하면 된다"고 적었다.

이재명 캠프의 전용기 대변인은 "윤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검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윤 의원의 투기의혹과 관련해 국민들께서는 농지법, 주민등록법 등 현행법을 위반한 것은 아닌지, 또 윤희숙 의원이 KDI 내부 정보를 빼돌린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또 야권 1위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해 "윤 의원의 사퇴 결정을 거두길 기대한다고 했다"며 "윤석열식 '선택적 정의의 데자뷔'"라고 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법과 원칙을 강조한 것은 거짓임이 드러났다"며 "전직 검찰 수장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이 남아 있다면 윤 의원에게 사퇴 번복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철저하고 명명백백한 수사결과를 통해 명예를 회복하라고 조언하는 것이 지당하다"고 비난했다.

이재명 캠프의 남영희 대변인은 "앞서 당신의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린 대국민연설을 잘 기억하고 있다"며 "세입자 직전에 2주택자였던 분이 어떻게 이런 거짓과 기만이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후에도 세종시로 중앙기능을 대거 옮기는 거 적극 찬성하셨다. 야당이지만 윤희숙 의원은 뭔가 좀 다르다고 믿었다. 당신은 모든 게 다 계획이 있었다"고 비난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페이스북에 "윤 의원의 사퇴는 본인 의지대로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 다만 사퇴와 별개로 부친의 땅 투기 의혹은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며 "공직 정보를 악용한 부동산 투기 범죄는 패가망신시켜야 한다"고 썼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자정부터 오후까지 페이스북을 통해 세 차례에 걸쳐 윤 의원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윤 의원의 '나는 임차인입니다' 연설을 언급하며 부친 농지 구매자금의 출처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의원이 '임차인입니다'라고 고백한 것은 혹시 아버지의 이름을 임차했다는 뜻이었는지 밝히라"며 "지금 나오고 있는 언론 보도를 볼 때 부친이 어떤 돈으로 땅을 구매했는지 밝히지 못하면 이 의혹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확인해 보니 KDI는 임원 1명만 재산공개 대상이었다"며 "이런 사람들이 예비타당성조사를 사실상 독점해 왔다. KDI뿐 아니라 공공투자관리센터 등 예타에 관여한 기관도 전현직 모두 조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 이번에 뿌리를 뽑자"고 KDI 출신 대상 전수조사를 강조했다.

박용진 의원은 최근 통과된 이해충돌법을 언급하며 "평범한 공직자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부동산 관련, 혹은 불법적이고 부당한 재산증식과 관련된 문제를 엄정하게 처벌하고 감시하는 그런 제도가 만들어졌다. 국민 8백만 명, 1천만 명이 해당한다는 우려가 있을 정도"라며 "윤 의원이 지금 이런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본인의 억울함과 여당에 대한 비난과 비아냥만 늘어놓는다면 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양이원영 "민주당에 사퇴여부 떠넘겨"... 최민희 "절대농지 아냐"

앞서 '모친 땅 투기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됐던 양이원영 무소속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희숙 의원님, 참 요란도 하십니다. 떳떳하면 입증하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양 의원은 "본인이 떳떳하면 특수본 수사를 받아서, 부친 땅과 연관이 없음을 입증하면 될 텐데 수사를 피하려고 하느냐, 의원직을 사퇴한다면서 사퇴여부는 왜 민주당에 떠넘기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든이 다 된) 부친이 (농사를 새로 지으려고) 구매한 (8억 원이 넘는) 농지는 당시 윤희숙 의원이 근무 중이던 KDI 인근이었고 개발호재가 있었다"며 농사를 정말 지으려고 구매했을까, 돈은 누가 대줬을까, 정보는 누가 줬을까, 땅값은 얼마나 올랐을까, 여러가지 의문과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BS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서 "서울에 사는 분이 왜 세종시에 딸이 근무하는 KDI 주변에 3,000평이 넘는 땅을 샀냐, 농사지으려면 값이 싼 절대농지 사야 하는데 이게 관리농지일 가능성이 높다"며 "주변을 보니 세종미래일반산업단지, 전의역이 들어올 예정이고, 세종전의일반산업단지, 세종스마트그린일반산업단지에 둘러싸인 노른자위 땅이라 거의 100% 형질변경이 가능한 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전 의원은 "(윤 의원의 사퇴는) 더 큰 것을 가리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이게 이해충돌과 관련된다면 7년 이하의 징역이 되는 사안이다. 왜냐하면 KDI가 일정 규모 이상의 모든 국책사업의 예타를 하므로 KDI 연구원이었던 딸과 기재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이었던 사위가 이걸 몰랐다는 건 좀 이상하고, 자금 출처를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국힘 "진정성 있는 결정"... "文 대통령 농지는 무법천지?"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의원이) 30년 전에 분가 신청을 해서 지금 (부모와) 따로따로 살고 있는 과정을 권익위에서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며 "지금 문재인 대통령도 소위 사저로 만든다며 한 560평 정도 농지를 매입해 살지 않고 있다"고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농지법에 보면 3년 이상 살아야만 형질 변경이 되는데 (문 대통령은) 6개월 만에 했다. 대통령이 갖고 있는 농지는 무법천지여도 괜찮냐"고 반문했다.

홍 의원은 윤 의원의 사퇴와 관련해 "개인적인, 양심의 정치인으로서의 행동"이었고 "대통령 선거에 혹시 자기가 많은 걸림돌이, 장애물이 될수도 있어서 스스로 희생하더라도 당을 위해 의원직을 던진다는 마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 문제로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가 있다고 자기 나름대로 판단해서 결정을 해서 오늘 상황이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윤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한 거에 대해서는 진정성을 충분히 이해해야 하지만, 본인과 관련된 연관이 나온다면 국면이 완전히 바뀐다"면서도 "윤 의원의 사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부동산 투기 의혹, 비리 의혹, 성 관련 의혹에도 불구하고 많은 정치인, 특히 현직 국회의원들이 굳건히 버티면서 '나 몰라라'하며 의원직을 끝까지 꼼수로 유지하는, (여야를 넘나드는) 도덕적 불감증이 있었다"며 "적어도 지금 확인된 바는 없지만 윤 의원은 권익위 결과를 받아보고 나서 자기가 정권교체에 누가 될 것 같으니 가장 높은 수준의 책임을 지겠다고 하는 진정성 있는 태도로 의원직 사퇴를 던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