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조사 나오자 윤희숙 의원직 사퇴선언... 여야 공방 격화

대권주자들, 尹 사퇴 철회 촉구... "권익위, 정치적인 결정"

열린민주 "尹, 무책임한 사퇴 대신 탈당하라... 김의겸과 달라"

국힘 "윤리위 없어 탈당권유 못해... '복당 위한 탈당' 자신있다"

국힘 "'허접 조사' 원인은 '12명 숫자 맞추기'... 기준 공개하라"

김웅·임승호·홍준표 "LH사태 흐지부지... 전원 '부동산 검증' 필요"

올 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부동산투기의혹으로 촉발된 국회의원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가 국민권익위에서 마무리되자 정치적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윤희숙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여야 의원 전원, 나아가 대권주자들, 모든 주요 공직자에 대한 '대국민 부동산 검증'을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희숙 의원이 최근 권익위가 발표한 부동산 위법 거래 의혹 대상자 명단에 올라 25일 대선 경선 포기와 함께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일부 국민의힘 구성원들은 권익위가 지난 6월 발표한 민주당 투기 의혹 12명과 '숫자 맞추기'하려는 의도로 부실조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여야 국회의원 전원, 대선후보와 주요 공직자 모두 국민 앞에 부동산 검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의원은 오전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며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저희 아버님은 농사를 지으며 남은 생을 보내겠다는 소망으로 2016년 농지를 취득했으나 어머님 건강이 갑자기 악화되는 바람에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하셨다고 한다"며 "26년 전 결혼할 때 호적을 분리한 이후 아버님의 경제활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공무원 장남을 항상 걱정하시고 조심해온 아버님의 평소 삶을 볼 때 위법한 일을 하지 않으셨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독립 가계'를 꾸린 지 30년이 다 돼 가는 윤 의원의 부친 농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 "해당 부동산이 본인 소유도 아니고 본인이 행위에 개입한 바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그는 의원직 사퇴와 대선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권익위 조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권익위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 대해서 제기한 내용들을 보면 부동산 투기 또는 부동산 관련 비위의 구성요건도 갖추지 못한 것들이 많다"며 "민주당은 권익위의 통보내용을 해당 의원들의 동의를 통해 공개해달라"고 적었다.

이어 "권익위가 민주당에게 적용했던 잣대와 국민의힘에 적용했던 잣대, 그리고 김의겸 의원에게 적용한 잣대가 공정했는지 국민들은 확인해야 한다"며 "잣대가 고무줄이었다면 국민들은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대권주자들, 尹 사퇴 철회 촉구... "권익위, 정치적인 결정"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은 이날 권익위의 조사에 의문을 제기하며 윤희숙 후보 사퇴 철회를 촉구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윤희숙 후보의 사퇴의사 철회를 부탁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따로 독립해 30여년을 살아온 친정아버지를 엮어 평판에 흠집을 내려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윤의원이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비롯해 여권 후보들에게 촌철살인의 비판을 해 왔던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건가"라면서 "윤 의원의 경선후보 사퇴와 의원직 반납 모두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최 전 원장은 이어 "거꾸로 윤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더 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의원직 반납 역시 서초구 구민들의 기대에 반하는 행동일 것"이라며 "윤 의원은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여망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신중한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권익위가 이러한 것조차 문제를 삼은 것은 매우 정치적인 결정"이라며 "정상거래를 불법투기로 둔갑시키고 이를 딸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것은 전근대적인 연좌제나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권익위원장은 민주당 출신 의원이다. 민주당 부동산 투기 의혹 의원 12명인데 국민의힘 의원도 12명이다. 이런 우연도 있느냐"고 반문하며 "국민의힘은 권익위가 전달해온 부동산 조사내역을 공개했지만 민주당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탈당권유를 받은 12명 중 10명은 아직도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다. 누가 더 비루하고 비겁한지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했다.

박진 의원도 "지금은 정권교체를 위한 단 한 사람의 힘도 소중하다. 특히 경제 전문가 윤 의원의 힘은 너무나도 절실하다"며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윤 의원께서 다시 한번 신중하게 재고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 역시 이날 오후 열린 비전발표회에서 발표에 앞서 "정권 교체해야 하는데 전력손실이 너무 크다"며 윤 의원의 사퇴 철회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윤희숙, '부친 농지'와 무관... 국민에 다 공개했으면"

이날 윤 의원의 사퇴 선언에 앞서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희숙 의원은 '임차인 연설'을 통해 유명세를 타신 부분도 있고 대선 후보로 나온 분"이라며 "본인의 이권 개입이 없었더라도 당에 상당히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서 그런 행동을 하신 거로 판단된다"며 "지도부와 당 입장에서는 굉장히 소중한 의원이기 때문에 만류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의원이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과 무관하다고 판단했다. 임 대변인은 "윤희숙 의원 문제는 부친이 2016년에 세종시 농지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이권 개입이 있었냐 없었냐였는데 지도부가 판단하기에는 윤희숙 의원이 인지하거나 개입한 바가 없었다"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권익위 조사기간에 부친 주소를 동대문구에서 세종으로 이전한 것은 농지법 위반을 감추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말에 "그런 부분까지는 확인이 안 된다"라면서도 "윤 의원이 의도적으로 부모님께 알리고 주소지를 옮기는 과정이 있었다면 당연히 상응하는 징계를 내렸겠지만, 그런 의도는 없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전날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내용을 보니까 진짜 이건 윤 의원과 관계가 없었다. 그러니까 윤 의원은 그것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국민들한테 솔직하게 다 공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 "무책임한 사퇴 대신 탈당하라... 김의겸 건과 달라"

강민정 열린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윤 의원의 사퇴와 관련해 국회의원으로서 무책임한 사퇴가 아닌 탈당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윤 의원이 만약 사퇴를 표명하면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국회의원은 자기 개인 의지로 직장에 취직하듯 하는 게 아니고 자기를 뽑아준 유권자들이 있다. 이미 1년 넘게 의정활동을 했으면 거기에 대한 책임도 진지하게 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원내대변인은 "책임을 지겠다고 생각하고 입장을 발표하는 것 자체는 좋은 거라고 보지만, 과연 이게 진정성 있는 것인가, 그냥 승부수를 던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진짜 책임을 느끼면 (당이 요구하지 않았어도) 자기가 탈당하겠다고 선언해야지, 왜 더 센 사퇴를 하겠다고 얘기하냐. 사안의 성격에 맞지 않는 대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윤 의원은 '나는 임차인입니다' (연설)로 시작해서 마치 임차인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미지로 정치 몸값을 높였던 사람"인데 "윤 의원의 아버지 (문제)라고 하는데 (재산은) 결국 자식에게 상속되므로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며 "(윤 의원이) 부동산 투기와 관련돼 거명된 것은 국민의힘의 지금 현주소"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당의 김의겸 의원의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은 국민의힘과는 다른 케이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단 하나도 추가로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게 없다"며 "(김 의원이) 이미 (총선에) 출마할 때 전 국민이나 유권자들 다 알고 있었던 사실이라 (전혀 몰랐던 것들이 많이 나온) 국민의힘과는 성격이 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권익위에 당시 고발돼 지금 수사 단계에 있는데, 1년 넘게 진전이 안 되고 있다. 1년 8개월 정도 지났다고 한다. 수사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권익위 입장에서는 그걸 그냥 없는 거로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추가로 조사하지 않은, 없는 사실을 넣을 수도 없어서 그런 방식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윤리위 없어 탈당권유 못해... '복당 위한 탈당' 자신있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KBS 라디오에서 '탈당권유가 아닌 탈당 요구는 구속력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지금 윤리위원회가 없어서 윤리위 상(권한인) 탈당 권유 징계는 지금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지금 강제할 방법이 없다기보다 이 대표는 윤리위를 구성해서 조금 강제적인 조치를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임 대변인은 "사실 이 문제는 대표의 입장만 관철될 수는 없고 지도부와의 전체적인 조율이 필요할 것"이지만 "(국민의힘 지도부가 탈당을 요구한) 다섯 분에 대해서 윤리위를 구성하든지, 아니면 이분들이 만약 탈당 요구를 거부했을 때 지도부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따라 평가가 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징계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강기윤 의원의 입장에 대해선 "저희 당의 어떤 요구에 대해서 받아들이기 힘들다기보다는 권익위 차원의 조치(조사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고, 지도부가 만장일치로 제명 처리하기로 한 한무경 의원에 대해선 "당의 징계에 대해 불만을 갖기보다는 억울한 부분이 많으니 일단 당의 징계보다는 권익위 차원의 부분에 대해 경찰조사로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정미경 최고위원은 지도부의 탈당요구 결정에 대해 일단 탈당 후 의혹을 해소하고 복당하라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정 최고위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민주당보다 결코 덜 엄격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사실 신경을 굉장히 많이 썼다"며 "좀 억울한 분도 계시지만, 살아서 돌아와라, 법적으로 완벽하고 명백하게 혐의를 벗은 다음 당으로 돌아오라는 의미로 강력하게 탈당 요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최고위원은 '민주당처럼 버티기로 당적을 유지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우리는 일단 자신이 있어서 탈당을 권유(요구)했다. (해당 의원 전원에게 확인은 못 했지만 의원들에게서) 자진해서 탈당하겠다는 말씀을 듣고 있다. 일단은 그런 의사(복당)를 갖고 탈당하기 시작하면 다른 분들도 그것에 합류해 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통보내용' 공개 결정, 책임감 있는 자세" 자평

유승민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웅 의원은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에서 "민주당은 일단 12명 자진탈당을 권유했고, 현재까지 자진탈당한 의원은 단 한 명도 없는 그런 상태"라며 "권익위에서 보냈던 내용을 공개하고 그 중에서도 가려서 실제로 '탈당이 필요하다', '제명해야 한다', '이 부분은 소명된 것으로 본다'며 책임 있는 자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탈당 권유도 아닌 탈당요구는 구속력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렇게 따지면 탈당권유를 한 민주당에서는 그게 효과가 있었나. 민주당이 하는 것은 완전히 눈 가리고 아웅 식"이라며 당시 부동산 투기에 대한 특검을 통해 수사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전날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비판과 관련해 "민주당은 본인들이 말한 거 약속이나 좀 지키라"며 "(민주당은) 12명 중에서 2명 탈당하고 나머지 분들은 그냥 있는데 지도부에서 눈감아주는 척하고 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권익위에서 장기간 조사했는데 본인의 일방적인 소명만 듣고 당에서 결정하는 것은 조금 유감스럽지만, 그 정도 조치를 한 것만도 야당으로서는 대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셀프 면죄부라는 민주당 측의 비난'과 관련해선 "자기들(민주당)은 출당 권고하고 단 한 사람이라도 출당한 사람 있느냐"며 웃었다. 이어 "여당은 사법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는데 우리는 당의 국회의원들을 압박할 무기가 없는데 6명 정도 그리 한 것만 해도 대단한 결정"이라고 했다.

그는 '이준석 대표가 아니었다면 이 정도도 못 갔다고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그나마 이 대표가 있기 때문에 최고위원들과 논의해서 6명에 대한 조치라도 할 수 있었지, 그렇지 않으면 '권익위, 전현희 권익위원장을 못 믿겠으니 특수본 수사 결과를 보고 그때 결정하겠다'는 식으로 뭉갤 수도 있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尹캠프, 규모가 커 숫자가 많을 뿐"... 김웅 "尹캠프 죽이기 아냐"

윤석열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전날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이후, 일부 의원에 대하여 탈당 권유 등 처분이 있었다"며 "국민캠프에 소속된 한무경, 정찬민 의원은 캠프 관련 직책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고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권익위로부터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의원 12명 중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의원은 송석준·안병길·이철규·정찬민·한무경 의원 등 5명이다. 지도부가 제명하기로 한 한무경 의원은 윤 캠프에서 산업정책본부장을, 탈당 요구를 받은 송석준·안병길·이철규·정찬민 의원은 각각 기획본부장 겸 부동산정책본부장, 홍보본부장, 조직본부장, 국민소통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KBS라디오에서 "윤석열 캠프가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까 이런 의혹에 대해서 절대적인 숫자에서는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어제 정 의원과 한 의원은 자진 사퇴 입장을 냈고 이철규 의원은 본인이 조금 더 소명할 부분이 있다는 입장이라 (당 지도부 차원에서) 들어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 측도 저희 지도부와 같은 입장을 가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로 다시 내홍에 빠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유승민 캠프의 김웅 대변인은 YTN 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윤 캠프 죽이기'라는 세간의 소문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해 특정캠프 죽이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대표가 권익위하고 짰다는 소리인데 이 대표가 권익위에도 영향을 미칠만한 그 정도 힘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허접 조사' 원인은 '12명 숫자 맞추기'... 기준 공개하라"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KBS 라디오에서 "권익위의 입장문에 굉장히 당혹스러운 지점이 있었다"며 "(입장문) 내용 자체가 부실한 측면이 굉장히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명 처분을 받은 한무경 의원이나 탈당 요구를 받은 다섯 명의 의원들, 본인 이권과 무관한 윤희숙 의원, 즉각 처분 의사를 밝혔거나 이미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김승수, 박대수, 배준영 의원 모두 당의 요구나 징계보다는 권익위 조사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임 대변인은 송석준 의원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강제적인 조치를 하기는 힘든 부분도 있다"며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부동산 위법 의혹과 관련해 국민들 앞에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임 대변인은 "과연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적용된 권익위 잣대가 동일했는지부터 먼저 봐야겠다"며 "해당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서 (자료를) 공개할 테니 그런 의혹들에 대한 국민들과 당원들의 비판이 있으면 달게 받겠다. 저희는 당당하게 공개하고 국민들과 당원들의 비판을 한번 받아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의혹 대상자 관련 자료를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은 권익위 조사를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내용이 어떻게 보면 너무 허접했다. 이게 권익위라는 데서 나온 자료치고는 참 너무 좀 실망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여서 차라리 (언론에 공개해) 국민들한테 (기사를 통해) 다 보여드리자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내용 전체를 보면 이건 조사한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다. 검사가 공소사실을 이렇게 쓰면 잘릴 정도"라며 "왜 이렇게 허접한 정도의 서류가 올라올 수 있었을까 생각해봤더니 민주당의 12명과 맞추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 분 정도는 전혀 본인과 관계가 없어 보였고, 내용도 중대한 투기라고 볼 수 없었다. 부모님에 대한 거였고 내용을 들여다 보니까 다 이해되는 정도였다"며 "굳이 따지면 9명 정도로 해야 하는데 12명으로 한 건 지난번 (민주당) 12명과 숫자를 맞추려고 한 게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의 탈당 권유에 비해 '탈당 요구'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진행자에게 "권익위 서류를 보고 저처럼 검사였던 사람, 법조인이었던 사람들이 조금 의심스럽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대상 의원들에게) 일단 소명 기회를 주고 이 서류를 국민들에게 공개하기로 했다"며 "분명히 (약한 조치라는) 얘기들이 돌 수가 있기 때문에 이런 조치를 취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수사기관의 수사가 진행되면, 관련 의혹이 신속하고 깨끗하게 정리될 수 있도록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며 "무혐의 수사 결과로 이번 권익위 조사가 얼마나 부실하게,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는지도 몸소 증명해 보이겠다"고 했다.

강기윤 의원도 '형법과 토지보상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전날 입장문을 통해 "22년 넘게 소유하다 수용당한 땅으로, 내부 정보를 이용해 단기 시세차익을 얻은 투기와는 거리가 멀다"며 "억울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너무 크다"고 호소했다.

강 의원은 "과다 계상된 수목도 있지만, 과소 계상된 수목도 있었다"며 "공원 조성사업에서 보상 대상자 대부분에 대한 보상 업무가 부실하게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창원시도 수목 조사업무를 했던 용역업체에 책임을 물어 징계를 내렸다"며 "용역업체 잘못을 제게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송석준 의원도 전날 입장문을 냈다. 그는 오래전부터 농사일을 해온 어머니와 큰형이 경기도 이천의 노후건물에 농기구 보관용 소규모 창고를 짓고 건축법상 신고하지 않아 명단에 올랐다.

그는 입장문에서 "어머니와 큰형 내외가 60년 가까이 소유·거주했던 농가주택의 부속 건물인 소규모 창고를 2년 전 수선하면서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 법 위반이 아니냐는 의혹"이라며 "신고만 하면 되는 건축물임에도 시골 농가들의 경우 관행적으로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가 있어 신고 절차를 놓쳤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웅·임승호·홍준표 "LH사태 흐지부지... 전원 '부동산 검증' 필요"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권익위 조사를 한 배경은 올해 초 'LH투기 사태'였다며 모든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특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신도시 개발과 관련해 그때 내부자 정보가 샜느냐 안 샜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였는데, 그 어마어마한 사건에 대해서 본질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그때 당시 그 지역에서 이뤄졌던 어마어마한 거래량을 제대로 다 파악해서 그때 내부자 정보가 과연 샜는지, 정보를 이용해서 이뤄진 것인지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야 했다", "그걸 뒤로 미루기 위해 사실상 국민의 눈을 호도하고 다른 곳에 관심을 집중시켰다"며 "이제 양당이 전부 다 전수조사 결과가 나왔지 않습니까. 이제는 민주당이 약속한 것처럼 부동산특검을 실시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피하면 안 된다. 국민한테 그때 분명히 약속했다"고 말했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도 KBS 라디오에서 "개인 의견"임을 밝히며 이번 일을 계기로 대선 후보뿐 아니라 모든 주요 공직자를 대상으로 검증을 받자고 제안했다. 임 대변인은 "야당 후보 모두, 저희 후보들 모두가 동의하고 합의가 있으면 불가능할 일은 아니"라며 "야당 후보가 동의한다면 민주당 후보들도 당연히 동의할 것이라고 본다. 이번 차원에 대선 후보들뿐만 아니라 사회 주요 공직을 맡고 계신 분들이 부동산 문제에 대해 한 번 전부 다 검증받는 시간으로 가져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권주자들은 대선 후보 부동산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홍준표 의원의 주장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홍 의원은 앞서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전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원들이 다 받았는데 대선 후보를 하려는 사람이 검증을 안 받으면 안 된다"며 대선 후보 검증을 제안했다.

홍 의원은 "제 기억으로는 부동산 검증을 받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뿐일 것"이고 "저도 무소속으로 있을 때 자진해 검증 신청을 했고, 검증받겠다"면서 "부동산 투기로 인한 국민적 분노를 감안한다면 대선 주자로 나온 분들이 솔선수범해 국민 앞에서 검증을 받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최재형 전 원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후보 부동산 검증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최 전 원장은 "부동산 투기로 인한 국민적 분노를 감안한다면 대선 주자로 나온 분들이 솔선수범해서 국민 앞에서 검증을 받는 것이 좋겠다"며 "정치인은 국민들 앞에 쏟아놓는 말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온 삶을 통해 검증받아야 한다는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윤석열 전 총장도 이날 비전발표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 후보 부동산 전수조사 주장'과 관련한 질문에 "불응할 이유가 없다"며 "저는 여야가 지난 봄에 합의한 특검에 의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사자의 소명을 받아서 적법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그런 법치라고 생각하고, 당사자가 소명하겠다고 하면 일단 들어주고 처분을 내리는 것이 공정과 상식에 부합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