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사건 위증교사 의혹' 증인 공소시효, 오는 22일 만료
시효 만료 앞두고 대검, '혐의없음' 종결…임은정 "정해진 결론"
박범계, 무혐의 처분 경위 파악 관측…재배당·지휘권 발동 가능성도
◆…'한명숙 사건' 수사팀의 위증교사 의혹이 사실상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가운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이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한명숙 사건'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시효 만료가 임박한 가운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이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검이 지난 5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위증교사 의혹에 대해 사실상 무혐의를 내린 상황에서 박 장관이 직접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검찰청은 지난 5일 "과거 (한 전 총리) 재판 관련 증인 2명 및 전현직 검찰공무원들에 대한 모해위증·교사·방조 민원사건에 관해 합리적 의사결정과정을 거쳐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관련자들을 불기소 처분했다.
공소시효 만료를 열흘 남짓 앞두고 대검이 한 전 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맡은 수사팀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준 셈이다. 이에 박 장관은 대검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경위와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한명숙 위증교사 의혹' 수사팀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끝까지 반대한 것으로 전해져, 이에 대한 경위를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된다. 한 감찰부장은 수사팀의 무혐의 처분 결재를 거부했고, 허정수 대검 감찰3과장이 조남관 차장(총장 직무대리)에게 직접 보고해 결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의혹을 제기한 재소자 한모씨를 대리한 신장식 변호사는 5일 자신의 SNS에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다. 조남관 차장과 허정수 차장에게 묻는다.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에 한 감찰부장이 함께 했느냐"며 "법무부의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은정 대검 감찰연구관은 '한명숙 사건 수사팀 위증교사 의혹'이 무혐의로 결론나자 "정해진 결론이니 놀랍지 않다"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사건을 조사해온 임은정 대검 감찰연구관도 수사팀의 무혐의 처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임 연구관은 "정해진 결론이니 놀랍지 않다"며 "(대검이 거쳤다는)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이 얼마나 비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인지는 알겠다"고 지적했다.
앞서 임 연구관은 한 감찰부장의 지시로 연구관을 맡아 위증 의혹을 받는 재소자들을 입건해 재판에 넘기는 한편, 위증교사 의혹을 받는 수사팀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한다는 구상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임 연구관은 지난달 검찰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겸직 발령을 받아 수사권도 확보한 상황이었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사퇴 직전인 지난 2일 불입건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진 허정수 감찰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했다.
이미 한 전 총리 사건 감찰을 두고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과 윤 전 검찰총장은 마찰을 빚은 바 있다. 한 감찰부장은 윤 전 총장에게 임 연구관을 감찰 권한이 있는 직무대리로 발령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윤 총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임 연구관은 "한 전 총리 사건에서 직무배제 됐다. 불입건 의견을 이미 개진한 감찰3과장 뜻대로 사건은 이대로 덮일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하지만 대검은 당초 임 연구관에게 사건을 배당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검찰 내부 갈등까지 이어진 사건인 만큼 수사팀 무혐의 처분 결과와 관련해 박 장관이 사건을 검찰에 재배당하거나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의혹 제기 당사자에 대한 공소시효 만료가 얼마 남지 않아 사건 재수사에 대한 시간도 촉박하다. 한 전 총리 재판의 위증교사 의혹을 제기한 증인 1명의 공소시효는 지난 6일 만료됐지만, 나머지 1명에 대한 공소시효는 오는 22일 만료된다. 이들은 한 전 총리에게 9억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던 고(故) 한만호 한신건영 대표와 구치소 동기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공소시효 임박 등의 이유로 7일 시민단체가 고발한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혐의'와 관련된 검사 2명에 대한 사건을 대검에 이첩했다. 공수처는 "한 전 총리 모해위증 교사 사건 혐의자인 검사 2인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후 피의자, 사건의 내용과 규모, 공소시효 완성 임박 등 사정에 비춰 대검이 이 사건에 대한 수사 및 공소제기와 유지 등을 담당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사세행)은 지난 4일 '한명숙 사건 위증교사 의혹' 담당 검사 2명을 직접 수사하라며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소 유지를 위해 재소자인 증인에게 허위 진술을 하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
고발장을 접수한 공수처는 검토 끝에 사세행이 함께 고발한 윤 전 총장과 조 차장검사의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 사건은 대검에 이첩하지 않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