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사전구속영장
김학의 불법 출금 승인·방조 의혹…차규근, 수사심의위 요청
'공문서 위조' 이규원 검사는 영장청구 제외, 공수처 이첩 주장
◆…수원지검이 지난 2일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 대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를 방조·승인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 대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를 방조·승인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지난 2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직무유기 등 혐의로 차 본부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차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검찰에 제출된 공익신고서에 '피신고인'으로 적시됐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8조는 인적사항과 공익침해행위의 내용 등을 명시한 신고서와 함께 공익침해행위의 증거 등을 첨부해 기명으로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신고서에 차 본부장은 김 전 차관에 대한 불법적인 긴급 출금 조치를 방조·승인해 직권남용 및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출입국본부 공무원들이 당시 윗선 지시에 따라 김 전 차관의 출입국기록 등 개인정부를 수집해 상급자나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에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검찰은 세 차례 걸쳐 차 본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김 전 차관의 긴급 출금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해 이날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2019년 3월 대검 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가 공문서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 요청을 한 사실을 알면서도 차 본부장이 이를 승인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차 본부장은 이날 자신에 대한 수사 사건을 심의해달라는 취지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소집신청을 냈다. 차 본부장 측은 수사심의위 운영지침에 따라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의 검찰시민위원회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차 본부장 측 변호인은 "최근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소위 '김학의 전 차관 불법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당시 긴급 출국 금지가 불가피했고 실질적 요건도 갖춘 점에 비춰볼 때 이번 수사가 국민의 법 감정과 우리 사회의 건전한 상식에 부합하는 것인지 묻고 싶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8년부터 시행된 수사심의위는 대검 산하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기 위해 도입됐다. 검찰 관계자는 "차 본부장의 심의위 개최여부는 관련규정과 절차에 따라 진행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구속영장 청구에서 서류를 위조해 '긴급 출금'을 승인받은 의혹을 받는 이 검사는 제외됐다.
검찰은 이 검사가 무혐의 처분된 김 전 차관의 사건번호로 '긴급 출금 요청서'를 법무부에 제출하고, 출국 금지된 뒤 사후 승인을 받고자 존재하지 않았던 내사 번호로 '긴급 출금 승인 요청서'를 작성했다고 보고 있다.
이 검사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을 고위공직사범죄수사처(공수처)로 이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