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가 받는 보험판매 수수료, '교육세 과세 안 돼'

신용카드회사가 보험대리점 등록을 한 후 보험회사를 위하여 보험계약의 체결을 대리하고 보험회사로부터 받는 보험판매 수수료에 대해서는 교육세가 과세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보험대리점 업무로 인한 수익이 금융보험업의 수익금액에 포함되지 않는 이상, 이러한 수익을 원고들의 교육세 과세표준에 포함시킬 수 없다"라고 한 하급심 판결이 타당한 것으로 판결하였다.

금융기관은 금융보험업의 수익금액에 대해 0.5%의 교육세를 낸다. 이 사건에서는 카드사가 보험을 모집하고 받는 수수료가 금융보험업의 수익금액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른 신용카드회사는 금융기관으로서 교육세 납세의무자이다. 따라서 금융보헙업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 교육세를 납부하여야 한다.

과거 카드사인 원고들은 보험회사를 위하여 보험계약의 체결을 대리하고 받는 수수료에 대해 교육세를 납부해 왔다. 그 후 원고들은 보험대리점업을 영위하여 얻은 수익금액은 교육세 과세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 납부한 교육세를 환급해 달라는 경정청구하였으나, 과세관청은 이를 거부하였다.

과세관청의 논리는 원고들이 교육세 납세의무자인 신용카드회사이기 때문에 원고들이 어떠한 종류의 금융업을 수행하였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에서 발생한 모든 수익금액이 교육세 과세대상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대상판결의 1심과 원심은 교육세 납세의무는 납세의무자가 법률상 어떠한 지위에 있다는 점에 근거하여 성립한다기보다는 납세의무자가 어떠한 영업을 통하여 수익금액을 얻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았다.

그래서 원고들이 보험대리점을 영위하여 얻은 수익은 원고들의 주된 업무인 여신전문금융업 또는 그에 부속되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세법은 보험대리점을 교육세 납세의무자로 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원고들이 보험대리점을 영위하여 얻은 수수료 수익에 대해서 교육세를 납부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하급심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아 과세관청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과거 대법원은 은행이 겸영업무의 하나인 신용카드업을 영위하여 얻은 수익금액과 관련한 사안에서도 "원고는 은행업을 영위하는 은행으로서의 지위와 별도로 신용카드업을 영위하는 신용카드업자로서의 지위도 함께 가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이 사건 신용카드 수익은 원고가 신용카드업자로서 영위한 신용카드업에서 발생한 수익으로서 금융기관이 영위하는 은행업무나 이에 부속하여 이루어지는 업무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적이 있다.

위 대법원 판결이 내려질 당시 은행은 교육세 납세의무자였지만 신용카드회사는 교육세 납세의무자가 아니었다.

과세관청은 은행이 교육세 납세의무자라는 점에 착안하여 은행이 신용카드업을 영위하여 얻은 수익에 대해서도 교육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으나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로 과세관청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상판결은 위 대법원 판결의 법리를 확인하면서 교육세 납세의무는 납세의무자의 형식적인 법률상 지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납세의무자가 실질적으로 어떠한 영업을 통하여 수익금액을 얻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명백하게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보험대리점업자가 보험회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교육세 과세대상이 아닌데, 신용카드회사가 보험대리점업을 겸영하게 되었다는 이유로 신용카드회사가 보험회사로부터 받는 수수료에 대하여 교육세를 과세한다면 동일한 수익금액을 차별적으로 취급하는 것이고, 과세형평을 심각하게 저해한다는 점에서도 대상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

참고로 신용카드회사 외에 은행 및 증권회사도 이 사건과 동일한 쟁점이 문제되었다. 법원은 이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들이 보험대리점업을 영위하여 얻은 수익에 대해서는 교육세 납세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대법원 2021. 1. 14.자 2020두4994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