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5촌 조카, 1심 동일한 징역 4년·벌금 5천만원 선고
재판부 "조직적 범행 72억원 피해, 대부분 회복되지 않아"
정경심 공모 여부 "검사 증거로는 증명되지 않아"
◆…사모펀드 투자 의혹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가 29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에서 징역 4년에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법원은 업무상 횡령 부분에서 정경심 교수와의 공모 관계를 1심과 마찬가지로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11부(구자헌·김봉원·이은혜 부장판사)는 29일 오후 자본시장법 위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과 동일한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거짓변경보고, 허위계약, 허위공시 등 온갖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다수를 상대로 조직적 범행을 저질러 약 72억원의 피해를 입혔다"며 "피고인은 WFM 인수 후에도 법인 자금을 빼돌렸고,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 대부분이 회복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M&A 과정에서 거짓변경보고한 혐의는 공시 제도를 퇴색해 공정성과 형평성을 훼손하는 범죄"라면서 "또한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언론이 사모펀드 의혹을 제기하자 관련 증거를 인멸해 국가 형벌권 행사를 방해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이 일부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한 점, 벌금형 외에 형사처벌의 전력이 없는 점, 익성의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WFM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정경심 교수와의 공모 관계'와 관련해선 재판부는 "법인 자금을 수수한 상대방을 업무상 횡령의 공범으로 인정하기 위해선 법인 자금을 받은 것과 횡령 혐의가 적극 소명돼야 하는데, 검사의 증거로는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모 여부를 인정하지 않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의 항소심 재판부는 29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선고에서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의 업무상 횡령 공모 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검찰은 지난 15일 결심공판에서 조씨에게 징역 6년에 벌금 5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의 부정부패'를 엄벌하기 위한 정당한 수사였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검찰은 "사모펀드 비리는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 재직 기간 중 공직의 책무를 헌신짝처럼 저버리고 부당한 사익 추구와 수단을 오남용한 범행"이라며 "피고인이 실체적 진실을 은폐한 범행은 국가의 사법 기능을 저해하고, 고위공직자 임명과 관련한 대통령의 임명권과 국회의 검증권을 침해한 범죄로 사회적 해악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링크PE 법인자금 횡령의 경우 거짓보고는 법정형이 징역 1년 이하로 가벌성이 낮은 범죄이지만, 가벌성이 낮다는 이유로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부정부패의 아우토반을 열어줄 염려가 있다"며 "이 사건 범죄의 실체에 부합하는 판단을 요구하는 것은 동종 범죄를 통한 사회적 해악을 방지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반면 변호인은 "익성의 이봉직 회장, 이창권 부사장은 현재까지 기소되지 않았고 공범으로조차 적시되지 않았다"며 검찰 수사가 검증 없이 이뤄진 '부실 수사'였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조씨는 조 전 장관 일가가 14억여원을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의 운용사인 코링크PE 총괄 대표로 재직하며 코스닥 상장사인 WFM을 무자본으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사채를 통해 확보한 인수자금 50억원을 자기 자본으로 허위 공시하는 등 주가 부양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WFM·웰스씨앤티 등 코링크PE 사모펀드가 투자한 기업의 자금 89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도 함께 받는다.
1심은 지난해 6월 조씨를 '코링크PE의 최종의사결정권자'라고 보고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코링크PE의 대주주로서 WFM과 코링크 활동 수행과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등 의사결정자의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1심은 정 교수와의 공모 관계에 대해서는 부정했다. 1심은 "정경심 교수와 피고인이 반복적으로 투자와 수익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둘 사이에는) 수익과 무관하게 한정된 일정 금액 지급을 내용으로 하는 일종의 금전소비대차계약이 성립했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