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대 소통 방법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석(한가위)가 지나갔다. 디지털 기술과 COVID19는 우리의 명절 문화를 바꾸었다. 아마도 난생 처음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화상통화를 경험한 가족들도 꽤나 많았을 것이다. 이 경험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 하는가는 개인에 달렸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삶의 패턴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과거 세탁기와 최근의 에소프레소 기계가 가정 주부의 생활 패턴의 변화에 영향을 준 것과 같이 이번에 경험한 디지털 기술(화상 통화, 비대면 소통)은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비대면 소통이 우리의 일상에 제공하는 가치, 편리함은 가족간의 소통 뿐만이 아니다. 개인의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와 비즈니스 분야에도 큰 변화를 가져 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속에서 비대면으로 소통을 하는데 몇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정리해 본다.

첫째로는 대면 소통과는 달리 친밀감과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고 한다. 친밀감과 공감대 형성은 소통의 시작이자 소통의 수준을 결정한다. 이 둘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경청에서 쌓인다. 서로를 수용하는 마음 자세가 있다면 이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상대의 말을 잘 든다는 것은 상대의 생각과 의견, 표현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다. 특히 비대면 소통에서는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비대면 공간을 통해 보여지는 서로의 모습에서 친밀감을 쌓을 수 있고, 이해와 수용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비대면 소통을 할 때 자신의 이미지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둘째, 비대면 소통에서는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비대면 소통을 경험한 분들은 알겠지만, 화상으로 보여지는 모습과 제스쳐는 대면 소통 시보다 훨씬 정확하고 크며 명확하다. 이는 상대방의 반응을 잘 살피고,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비대면 소통을 할 때 비디오를 적절하게 활용하면 이러한 장점을 누릴 수 있다.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소통을 할 때 보여주는 비어언적인 반응과 메시지, 제스쳐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다면 이 또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쩌면 비대면 소통으로 인해 비언어적인 소통에 대한 지식과 이해의 수준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93%가 비언어적 메시지임을 감안 할 때 비대면 소통으로 인해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에 새로운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셋째로는 메시지 전달이 어려워 소통의 목적인 설득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비즈니스와 관련된 소통의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통 목적은 설득이다. 설득은 상대의 욕구와 동기를 자극하거나 충족해 줌으로써 내가 원하는 반응과 행동을 상대방이 스스로 하도록 하는 것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설득이 어렵거나 설득에 실패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상대방의 동기와 욕구에 대한 이해부족과 자극과 충족에 대한 가치 제안의 부족이다. 가족, 친구 등과의 소통에서는 설득이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비즈니스 상황에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된다. 설득은 곧 비즈니스 성과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소통은 생애설계의 많은 영역에서 기반이 되는 역량이다. 앞으로 생애설계의 영역인 가족관계, 재무 영역, 사회활동, 경력개발, 건강 등 각 영역에서 비대면 소통이 대면 소통을 대체하거나 보완하게 될 것이다. 이는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대면 소통과는 달리 비대면 소통의 기반은 디지털 도구에 대한 활용력과 디지털 기술에 대한 수용이다. 이러한 능력을 필자는 디지털 지능이라고 한다.

현실적으로 생애설계(앞으로 무엇을 하며 먹고 살면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절실하게 생각하는 시점은 퇴직? 실직 후가 된다. 디지털 도구와 디지털 기술에 익숙해 지는 데에 나이는 장애물이 아니다. 의지와 열정이 장애물이다. 의지와 열정의 장애물을 이겨낸다면 디지털 시대와 비대면 소통이 주는 기회를 생애설계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