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8·15 비대위 신청한 집행정지 신청 '기각'
종로경찰서, 8·15 비대위 집회 신청 금지 통고
8·15 비대위 "개천절 집회 불허는 정권 지키기 위한 것"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심내 집회 금지'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정부는 개천절에 예고된 도심집회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일부 보수단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개천절인 10월3일 광화문 일대 집회를 금지한 경찰의 처분이 위법하다며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법원이 신속하게 심문한 뒤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장낙원 부장판사)는 29일 8·15집회 참가자 국민비상대책위원회(8·15 비대위)가 서울종로경찰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옥외집회 금지처분 취소소송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앞서 8·15 비대위의 주축 단체인 '자유민주국민운동'은 개천절에 광화문 광장에서 1000명이 참가하는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개천절 국민대회'를 열겠다고 경찰서에 신고했다가 금지 통고를 받았다.
이후 이 단체는 광화문 광장 인근 동화면세점 앞으로 장소를 옮기고, 200명으로 참가 인원을 축소했지만, 종로경찰서로부터 또다시 금지 통고를 받자 법원에 행정소송을 냈다. 8·15 비대위는 "개천절 집회 불허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행정소송과 함께 집회금지 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오른쪽)이 개천절 집회 금지 처분의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기 위해 25일 오후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으로 들어서며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인식 8·15 비대위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집행정지 사건 심문기일에 직접 나와 "옥외 집회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며 경찰의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최 사무총장은 "헌법상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수단 중 하나인 집회의 중요성에 비춰 보면 이를 일방적으로 금지한 경찰이 최소한의 감염병 예방 수칙조차 내놓은 바 없다"며 "헌법을 경시하는 것으로서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집회 인원을 200명으로 축소했는데도 경찰이 이를 막은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 사무총장은 "1000명이 위험하다고 해서 더 넓은 동화면세점 근처로 장소를 옮기고, 200명만 모이는 것으로 신청했다"면서 "그러나 경찰은 일방적으로 금지부터 내리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 측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한 한시적, 제한적 조치라고 반박했다. 경찰 측은 "경찰의 처분은 결코 광범위하거나 일관된 조치가 아니"라며 "특정 집회가 공공안녕질서에 끼치는 영향을 경찰이 자의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천절 차량집회'를 예고한 보수단체가 낸 행정소송의 집행정지 가처분 심문기일도 이날 함께 진행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박양준 부장판사)는 보수단체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새한국)'이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집회금지 처분 집행정지 사건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법원은 '개천절 차량집회' 사건에 대해서도 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