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10년 이상 보유 안해도 가업승계 특례 적용

증여자 주식 10년 직접보유는 세법에 없는 요건
법규정 없는 요건 적용한 과세실무 잘못

◆…대법원 홈페이지 캡쳐

과세당국 해석과 달리 증여자가 주식을 10년간 직접 소유하지 않더라도 가업승계 과세특례가 적용된다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대법원은 "'증여자가 증여하는 해당 주식을 10년 이상 보유할 것'은 가업의 승계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를 적용하기 위한 요건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증여자가 가업승계 특례규정 적용을 위한 법령상 요건을 모두 갖춘 이상 과세관청의 증여세 부과처분은 위법하다"라고 판결하였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아버지로부터 중소기업의 주식을 증여받았다. 아버지는 자신이 계속하여 소유하던 주식과 어머니로부터 증여받은 주식을 합하여 원고에게 증여하였다. 원고는 이러한 증여에 대해 가업승계 과세특례를 적용하여 증여세를 신고납부하였다.

우리 세법은 가업승계에 따른 세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가업승계 과세특례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가업승계 과세특례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다음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야 한다. 먼저, 주식을 증여받는 자가 18세 이상인 거주자이어야 한다. 다음으로 증여자가 가업을 10년 이상 계속하여 경영한 60세 이상의 부모여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 등 세법이 정하는 요건을 충족한 가업이어야 하며, 그 가업이 세법이 정하는 방식으로 승계되어야 한다. 그리고 가업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증여자인 부모가 특수관계인이 소유한 주식을 합하여 해당 기업이 발행한 주식의 50% 이상을 계속하여 보유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 과세당국은 증여자인 아버지가 10년 이상 보유한 주식을 가업승계를 위하여 아들에게 증여한 경우에 과세특례가 적용된다고 보았다. 반면, 납세자는 아버지가 그 특수관계자(어머니)와 합하여 50% 이상의 주식을 계속하여 보유하기만 하면 되고, 증여하는 주식을 반드시 아버지가 10년 이상 소유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였다.

아버지가 어머니로부터 증여받아 이를 다시 곧바로 아들에게 증여하더라도 과세특례의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았다.

세법에서는 증여자인 부모가 특수관계인의 주식 등을 합하여 해당 기업이 발행한주식의 50% 이상을 보유하면서 10년 이상 해당 가업을 계속 경영하여야 한다는 요건을 정하고 있다. 증여하는 주식을 10년 이상 보유하여야 한다는 요건은 특별히 규정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가업을 영위하면서 경영권 강화를 위해 추가로 취득한 주식도, 자본금 확충을 위해 유상증자를 함으로써 추가 취득한 주식도, 특수관계자로부터 증여를 받아 취득한 주식도 달리 볼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과세관청은 해석을 통하여 세법에서 명시하지 않은 "증여의 대상인 주식은 증여자가 직접 10년 이상 소유하던 주식이어야만 한다"라는 요건을 추가하고 집행해 오고 있었다.

법원은 '증여자가 증여대상 주식을 10년 이상 보유할 것'이라는 세법에 근거하지 않은 요건은 조세감면의 요건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과세관청의 실무가 잘못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률의 문언에 따라 세법을 적용하여야 한다는 조세법률주의의 대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대상판결의 결론에 찬동한다. 이로써 그 동안 반복하여 집행되면서 실무상 관행이 되어 버린 주식보유요건은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9두4409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