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의원, 8일 공수처법 개정안 대표발의
야당 추천 않을 경우 대법관후보추천위 위원으로 대체
국민의힘, 공수처법 위헌심판 이유로 위원 추천 안해
김용민, 지난달 개정안 발의…백혜련, 내주 중 발의 예정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지난 8일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 구성 방식을 바꾸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사진=연합뉴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 개정안을 잇달아 발의하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지난 8일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 구성 방식을 바꾸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박 의원을 비롯해 21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박 의원이 내놓은 개정안은 국회의장이 10일 이내의 기한을 정해 각 교섭단체에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추천하도록 통고했음에도 위원을 추천하지 않는 교섭단체가 있을 때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인 한국법학교수회 회장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후보추천위원으로 임명 또는 위촉하는 것이 골자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않는다.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공수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공수처 설치, 야당의 비협조는 그 스스로의 추천권, 비토권에 대한 '권리 포기 선언'"이라며 야당을 직접 겨냥했다.
박 의원은 "현행법상 위원 추천 의무 및 위원회 구성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법에 규정돼 있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위원 추천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고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 관련 비토권 역시 스스로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법언 등을 고려할 때 현재와 같은 스스로의 권리 포기 행위 및 법상 의무 불이행 등에 의해 위원회의 구성이 불가능해지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 설치는 국민의 명령"이라면서 "개정법안을 통해 공수처장 인사가 원활하게 이뤄져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한, 국민의 염원인 공수처가 반드시 설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관계자들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수처 출범을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박 의원의 이번 개정안은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을 내지 않고 있는 야당 측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국민의힘이 후보추천위원을 내지 않아 공수처가 인선 단계부터 막혔던 상황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기 때문이다.
현행 공수처법상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는 법무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등 당연직 3명과 여야 교섭단체가 각각 추천하는 위원 2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위헌심판을 기다린다는 이유로 자당 몫 후보추천위원 두 명을 추천하지 않고 있어 7명 중 6명이 동의해야 하는 공수처장 추천 요건을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법사위 소속 여당 의원들이 속속 공수처법 개정안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지난달 말 '여야 각 2명'인 추천위원을 여야 구분 없이 '국회 몫 4명'으로 바꿔 야당이 위원을 내지 않아 추천위가 무력화되는 상황을 방지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도 다음주 중으로 유사한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백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위원 추천이나 추천위 단계에서 시간을 끄는 것을 방지하는 쪽으로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절차적인 꼼수를 부리는 걸 막을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백 의원은 "원내 지도부와는 별개로 법사위는 법사위대로 개별 의원들이 절차에 따라 법을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