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펀드 수수료수익 17.5%↓…대신 30.5% 한투 18.8% 급감
언택트 투자 활성화로 카카오페이 362.7%·키움 82.1% 급증
증권사들의 올 상반기 펀드 취급 수수료 수익이 라임과 옵티머스 등 연이어 터진 사모펀드 사태의 영향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사태로 펀드 취급 수수료 수익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 증권사 중 타격이 가장 컸다.
4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0개 증권사의 올 상반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집합투자증권(펀드) 취급 수수료 수익은 233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2831억8000만원 대비 17.5% 감소했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가 연이어 터지며 펀드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한 영향이 컸다.
미래에셋대우가 상반기 펀드 취급 수수료로 389억7000만원을 벌어들이며 업계 선두에 올랐다. 지난해보다 3.1% 줄었음에도 3위에서 1위로 순위가 올랐다.
이어 한국투자증권(364억5000만원, 2위), 삼성증권(272억7000만원, 3위), NH투자증권(192억원, 4위), 하나금융투자(174억4000만원, 5위)가 뒤를 이었다.
다수 증권사의 펀드 취급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가운데 라임과 옵티머스 펀드 사태에 크게 연루된 증권사를 중심으로 감소폭이 컸다.
신한금융투자는 상반기 펀드 취급 수수료로 174억4000만원의 수익을 기록, 지난해 동기 417억6000만원 대비 69.0%나 급감했다. 순위도 2위에서 6위로 미끌어졌다. 신한금투는 금감원 조사 결과 라임무역금융펀드의 부실을 은폐하고 판매한 것으로 밝혀져 관련자들이 재판에 넘겨지는 등 라임 사태로 홍역을 치루고 있다.
신한금투와 함께 라임사태에 연루돼 금감원 조사를 받은 대신증권과 KB증권도 펀드 취급 수수료 수익이 급감했다.
대신증권은 올 상반기 펀드 수수료로 71억7000만원을 벌어들이며 지난해 103억2000만원 대비 30.5%나 줄었다. 업계 두 번째로 감소율이 높았다.
KB증권도 상반기 펀드 수수료 수익으로 86억원의 수익을 내는데 그쳤다. 지난해 104억1000만원 대비 17.4% 줄었다.
옵티머스 펀드의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상반기 192억원의 펀드 취급 수수료 수익을 기록, 지난해보다 13.5% 감소했다. 옵티머스, 젠투 등 연이은 펀드 사태로 홍역을 치루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은 364억5000만원의 수익을 올려 지난해보다 18.8% 줄었다. 지난해 선두였던 순위도 2위로 내려갔다.
이밖에 현대차증권(-23.8%), 한화투자증권(-20.9%), 하나금융투자(-14.8%), 메리츠증권(-13.1%), 유진투자증권(-12.6%) 등도 10%~20% 대의 감소율을 보였다.
다수 증권사들의 펀드 취급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가운데 카카오페이증권과 키움증권은 수익이 급증해 대조를 이뤘다. 두 증권사는 온라인 기반 증권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투자가 각광받으며 온라인 펀드 판매를 기반으로 하는 증권사들이 수혜를 봤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올 상반기 펀드 판매 수수료로 56억9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바로투자증권 시절이던 지난해 동기 대비 362.7% 폭증했다. 순위도 21위에서 11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월 5일 금융위에서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대주주 변경이 승인된 후 본격적으로 증권시장에 뛰어 들었다.
이후 카카오페이 플랫폼의 투자 메뉴를 통해 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편리한 접근성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투자의 확산으로 출범 5개월도 안 돼 바로투자증권 시절 대비 이 부문 수익을 4.6배나 끌어올렸다.
키움증권은 이 부분 수익이 지난해보다 82.1% 급증한 30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경쟁 증권사들이 사모펀드 사태로 펀드 판매가 저조한 가운데 코로나19로 비대면 투자 활성화의 수혜를 톡톡히 봤다.
조세일보는 12월 결산법인 50개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올 상반기 별도재무제표 경영실적을 기준으로 순위를 분류했다. <시리즈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