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접대비 대면영업 위축으로 740억…NH·한양證은 늘어
삼성증권, 매출액 대비 가장 낮아…KB·BNK證 등 한도 초과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영업활동이 위축되면서 올 상반기 증권사들의 접대비 지출액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올해에 한해 기업의 접대비 손금산입 한도를 최대 2배로 늘렸지만 많은 증권사들이 높아진 한도마저 초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KTB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접대비 한도의 20~30배에 달하는 접대비를 지출하는 등 회사 규모에 비해 과다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각 사 사업보고서 및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0개 증권사의 올 상반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접대비 지출액은 740억10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749억9000만원 대비 1.3% 감소했다.
지난 2016년 반기 600억대에 달하던 증권사 접대비는 같은 해 가을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다음해인 2017년 반기 591억8000만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2018년 반기 676억4000만원, 지난해 반기 749억9000만원으로 증가하다 올 반기 코로나19로 인해 증권사 대면 영업이 크게 위축되면서 3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조사대상 50개 증권사 중 미래에셋대우 등 33개 증권사의 접대비가 감소했다. NH투자증권, 한양증권, KB증권 등 17개사는 코로나19 시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증가했다.
증권사들의 매출액(영업수익) 대비 접대비 비중은 평균 0.09%로 다수는 올해 접대비 한도 0.06%를 초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대다수를 차지하는 매출액 500억원 이상 기업의 접대비는 원래 1200만원과 연 매출액 대비 0.03%의 값의 합을 초과한 부분은 손금불산입 돼 비용으로 인정 못받고 과세대상이 되지만 정부는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올해에 한해 위축된 소비활동 장려를 위해 접대비 한도를 매출액 대비 0.03%에서 0.06%로 늘렸다.
자본 3조 이상의 대형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 접대비 한도를 초과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상반기 72억3000만원의 접대비를 지출해 전체 증권사 중 가장 많았다. 지난해 반기 보다는 18억4000만원(20.3%)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비중은 0.08%로 접대비 한도를 초과 지출했다.
KB증권은 접대비로 69억9000만원을 사용해 지난해 대비 6억원(22.1%) 늘었다. 매출액 대비 비중은 0.11%로 접대비 한도를 초과했다. 대형 증권사 중 가장 높았다.
NH투자증권은 1년 사이 증권사 중 접대비가 가장 많이 늘었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40억9000만원 대비 9억1000만원(22.1%) 증가한 50억원을 접대비로 지출했다. 다만 매출액 대비 비중은 0.058%로 올해 접대비 한도 이내에서 사용했다.
다른 대형 증권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49억4000만원, 4위), 메리츠증권(34억7000만원, 5위), 하나금융투자(32억5000만원, 6위), 신한금융투자(25억2000만원, 10위), 삼성증권(10억6000만원, 23위) 순으로 접대비 지출액이 많았다. 이들 증권사들의 매출액 대비 비중은 0.016%~0.058%로 올해 접대비 한도를 지켰다.
이 중 삼성증권은 회사 규모에 비해 접대비 지출액이 낮았다. 접대비로 올 상반기 10억6000만원을 지출해 매출액 대비 비중이 0.016%로 전체 증권사 중 유일하게 특례 적용전 접대비 한도인 0.03% 이내로 접대비를 관리했다. 접대비 지출액 규모도 50개 증권사 중 23위로 회사 규모에 비해 작았다.
대형사에 비해 자본 3조 미만의 중소형 증권사들의 접대비 지출액은 규모에 비해 많았다. 증권사들은 중소형사 임에도 다수가 반기만으로도 매출액 500억원을 넘어 접대비 한도 비중 0.06%를 적용받는데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매출액 대비 한도를 초과해 지출했다.
하이투자증권이 올 상반기 접대비로 지난해 보다 3억1000만원(11.1%) 증가한 31억원을 사용, 중소형사 중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지출했다. 매출액 대비 비중은 0.3%로 접대비 한도(0.06%)를 5배 초과했다.
이어 교보증권(27억8000만원, 8위), KTB투자증권(27억원, 9위), IBK투자증권(23억2000만원, 11위), SK증권(23억원, 12위), DB금융투자(22억7000만원, 13위), 부국증권(22억2000만원, 14위), 키움증권(21억3000만원, 15위), 한양증권(20억9000만원, 16위)이 반기 접대비 20억원을 넘겼다.
이 중 한양증권은 지난해 13억6700만원 대비 7억2700만원(53.2%) 증가한 20억9400만원의 접대비를 지출, 증가액이 업계 2위를 기록했다. 회사 규모에 비해 접대비가 급증했다.
KTB투자증권과 BNK투자증권은 매출액 대비 접대비 비중이 1%를 넘겼다.
KTB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매출액(영업수익) 1436억7000만원 중 1.88%에 달하는 26억9589만원을 접대비로 사용했다. 기본 접대비 한도인 1200만원을 제외하더라도 올해 매출액 대비 접대비 한도 0.06%의 30배를 넘었다. 접대비 지출 20위 내 증권사 중 접대비 한도를 가장 많이 초과했다.
BNK투자증권도 17억1000만원을 접대비로 사용해 매출액 1334억3000만원의 1.28%에 달했다. 매출액 대비 접대비 한도의 20배 이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