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용 순자본 급증 영향, KB증권·NH투자증권 대신증권 감소
대·중소형사간 큰 편차…대형 1000% 넘어 vs 중소형 300~600%
증권사들의 순자본비율(NCR)이 지난해보다 개선된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자본 3조 이상의 8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대형IB) 증권사의 NCR은 모두 1000%를 돌파했지만 대형IB 그룹에 속하지 못한 12개사는 300~600%대에 불과해 두 집단간 간극이 뚜렷이 나타났다.
27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20대 증권사의 올 상반기 순자본비율은 828.8%로 지난해 749.6% 대비 79.2%포인트 증가했다.
NCR은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다. 증권사의 영업용순자본(자기자본에 비유동성 자산 등을 차감)에서 총위험액(보유자산의 손실예상액)을 차감한 금액을 업무 단위별 필요 유지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을 백분율로 표시한다.
금융감독당국은 NCR을 증권사에 대한 적기시정조치 부과 기준으로 삼고 비율이 100%에 미달하면 부실자산 처분 등 경영개선 권고를, 50%미만이면 합병·영업양도 등 경영개선 요구 및 명령을 내리고 있다.
증권사의 NCR이 증가한 데는 증권사들의 총위험액보다 영업용순자본이 더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0대 증권사의 올 상반기 총 위험액은 25조855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21조3592억원 대비 4조4966억원 증가했다.
영업용 순자본은 47조141억원으로 지난해 40조5065억원 대비 6조5076억원 늘어 위험액 증가분을 상회했다. 대형 증권사들은 금융당국이 지난해 하부동산PF 등의 규제 움직임을 보이자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영업용 자기자본 확충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올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IB 부문의 영업활동이 다소 부진하면서 총위험액 증가율이 전년보다 다소 위축된 점도 NCR이 개선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20대 증권사의 올 상반기 총위험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21.1%로 2019년 상반기 증가율 40.8%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20대 증권사 중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15개 증권사는 지난해 대비 NCR이 늘었지만 KB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5개 증권사는 오히려 줄었다.
자기자본 3조 이상의 8개 대형IB 증권사는 NCR이 모두 1000%를 넘어 재무건정성이 우량했지만 이 그룹에 속하지 못한 12개 중소형 증권사는 300~600%에 불과해 두 집단간 격차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미래에셋대우가 순자본비율 2000%를 넘기며 가장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보였다.
미래에셋대우의 올 상반기 NCR은 2112.9%로 지난해 동기 2046.2% 대비 66.7%포인트 증가했다.
해외 부동산, 해외 현지 법인을 필두로 공격적 자본 투자에 적극 나서며 총위험액이 3조7765억원에서 4조8781억원으로 1조1016억원 급증했지만 영업용 순자본 증가액을 더 많이 늘리며 NCR 비율이 늘었다. 이 증권사의 올 상반기 영업용 순자본은 7조7141억원으로 지난해 6조5229억원 대비 1조1192억원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은 20대 증권사 중 재무건전성이 가장 큰폭으로 개선됐다. 이 증권사의 올 상반기 NCR은 1388.6%로 지난해 992.0% 대비 396.6%포인트 급증했다. NCR 순위도 지난해 5위에서 2위로 올랐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부동산PF 이슈가 불거지며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자 지난해 말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지난 5월에는 지주사인 메리츠금융지주로부터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아 자본을 확충했다.
이어 NH투자증권(1281.2%, 3위), 삼성증권(1275.4%, 4위), 신한금융투자(1168.2%, 5위), 한국투자증권(1151.7%, 6위), 하나금융투자(1062.7%, 7위), KB증권(1062.1%, 8위) 등 대형IB 증권사들이 NCR 1000%를 넘겼다.
이 중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의 NCR은 지난해보다 151.1~268.6%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237.3%포인트, 142.9%포인트씩 감소,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반면 자기자본 3조원 미만의 중소형 증권사들의 NCR은 300~600%에 그쳤다. 1000%를 상회하는 대형IB 그룹과 큰 편차를 보였다.
이 중 키움증권과 교보증권이 각각 663.0%, 599.0%로 지난해 대비 각각 159.2%포인트, 181.6%포인트 씩 개선되며 10위권안에 진입했다. 하이투자증권도 486.7%로 지난해 동기보다 132.9%포인트 증가, 18위에서 16위로 올랐다.
반면 대신증권과 신영증권은 각각 413.9%, 542.9%로 지난대 대비 각각 54.6%포인트, 22.8%포인트 감소,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보다 33.0%포인트 감소한 305.0%로 20대 증권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