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상반기 순이익 2조3050억원…전년비 17% 감소
미래대우·유진 순익 급증, 메리츠·한투·신한금투는 급감
증권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대비 10% 넘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증권사들은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증시 폭락으로 최악의 실적을 낸 1분기와 달리 2분기에는 증시 반등과 거래대금 급증 등의 영향으로 호실적을 기록, 극심한 분기별 편차를 보였다.
21일 각 사 사업보고서와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0개 증권사의 올 상반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은 2조3050억원으로 지난해 반기 2조7771억원 대비 17% 줄었다.
1분기와 2분기간 편차가 유독 컸다. 1분기에는 전년 동기 1조4461억원 대비 62.5% 급감한 5420억원의 순익을 올리는데 그쳤지만 2분기에는 전년 동기 1조3309억원 대비 32.5% 급증한 1조7629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에는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국내외 증시 폭락, 환율 변동성 등의 영향으로 트레이딩과 상품손익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특히 주가연계증권(ELS)의 자체헤지비용이 증가하며 증권사들에 큰 손실을 끼쳤다.
반면 2분기에 들어서 국내외 증시가 크게 반등하면서 1분기 손실을 상당부분 메꿨다. 상반기 극심한 증시 변동성을 틈타 주식시장에 거래대금이 급증, 증권사들의 전통적 수익원인 수탁수수료로 큰 이익을 냈다.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등 27개 증권사들의 순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SK증권, 한화투자증권, 도이치증권 등 7개 증권사들은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23개 증권사는 순익이 늘었다. 유진투자증권, 모건스탠리 증권은 전년대비 순이익이 배넘게 급증했고 하이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현대차증권,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제이피모간증권 등도 40% 넘게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대우가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선전하며 선두를 탈환했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2182억원 대비 43.7% 급증한 상반기 3134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코로나19 충격 속에도 사상 최고 반기 순이익을 기록한 지난 2018년 상반기 3176억원에 근접하는 성적표를 기록했다.
2분기에만 2486억6000만원의 순익을 올렸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647억4000만원 대비 4배 가까이 치솟았다.
미래에셋대우가 호실적을 보인데는 상반기 수탁수수료 수익이 333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761억원 대비 배 가까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브로커리지 부문의 업계 선두로 상반기 거래대금 급증에 따른 최대 수혜자가 됐다.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은 2000억원이 넘는 순익을 올리며 2~4위에 올랐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순익으로 2266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대비 6.2% 감소했지만 순위는 3위에서 2위로 올랐다. 1분기 625억원, 2분기 164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선전하며 지난해 7위에서 3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1분기 순익은 435억원으로 부진했지만 2분기에는 1743억원을 벌어들이며 크게 반등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3652억원 대비 44.4% 급감한 2032억의 순익을 올리며 4위에 올랐다. 지난해 2위에서 두계단 하락했다. 1분기 754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업계 선두에 올랐지만 2분기에는 경쟁 대형 증권사들보다 다소 저조한 1286억원을 벌어들이는데 그쳤다.
지난해 1위였던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1697억원의 순익을 올리는데 그치며 5위로 밀렸다. 지난해 동기 순익 3652억원 대비 반토막 났다. 1분기 56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다만 2분기에는 2258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흑자전환, 반등에 성공했다.
이어 하나금융투자(1544억원, 6위), KB증권(1447억원, 7위), 삼성증권(1306억원, 8위)이 반기 순이익 1000억원을 넘었다.
중위권에선 유진투자증권이 순이익이 150.5% 폭증한 458억원을 기록하며 26위에서 13위로 수직 상승했다. 현대차증권(541억원, 11위), 하이투자증권(432억원, 15위)도 40% 넘게 순이익이 급증하며 선전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590억원, 10위), 대신증권(433억원, 14위), 유안타증권(184억원, 25위), DB금융투자(170억원, 26위) 등은 40% 넘게 순익이 감소했다.
수익 구조가 브로커리지에 집중돼 있는 주요 외국계 증권사들은 거래대금 급증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61% 급증한 619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탑10에 진입했다. 제이피모간증권, 모건스탠리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순익도 60% 넘게 폭증하며 20위권안에 진입했다.
한화투자증권과 SK증권은 상반기 각각 63억7000만원, 68억3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조사대상 50개 증권사 중 49위, 50위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