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정 시간에 방청객, 조국에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냐"
조국 "자리로 돌아가라" 큰 소리로 호통
재판부 "소송관계인 위해 발생 시 상응한 조치하겠다" 경고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재판에서 한 방청객이 조 전 장관에게 다가가 불만을 표시하는 소란 행위가 발생했다. 재판부는 "소송관계인에게 위해를 가하면 즉각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재판에서 소란 행위가 발생했다. 조 전 장관의 재판 휴정 시간에 한 방청객이 갑자기 피고인석에 다가가 "국민 앞에서 부끄럽지 않냐"며 조 전 장관에게 말을 걸자 조 전 장관이 "본인의 자리로 돌아가라"고 호통을 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김미리 부장판사)는 3일 오후 조 전 장관의 4차 공판을 열고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의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법정 소란은 재판부가 오후 4시30분께 김 전 수사관에 대한 변호인의 반대신문을 잠시 멈추고 휴정을 알린 직후 일어났다.
조 전 장관의 주장을 반대해 온 것으로 보이는 한 남성 방청객은 자리에서 일어나 조 전 장관에게 다가가 불만을 표시했고, 조 전 장관은 손가락으로 방청석을 가리키며 "본인의 자리로 돌아가라"고 큰 목소리로 여러 차례 요구했다.
그러나 이 방청객은 급히 법정 경위가 상황을 수습하려는 과정에서 누군가 말하는 것을 듣고 흥분해 "또XX? 또XX라고 했냐?"며 한 남성을 가리켰다. 결국 쫓겨난 이 방청객은 "(재판을) 이렇게 진행하는 경우가 있냐. 김태우가 증언하는데 방청객이 웃어도 판사가 제지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다시 재판을 재개한 재판부는 법정 경위 4명이 피고인석 앞에서 경호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해당 방청객을 일으켜 세워 이름을 말할 것을 요구하면서 소란을 피운 경위를 캐물었다. 이 방청객은 "김 전 수사관이 답변할 때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이 비웃는 행태가 있었다"며 "김 전 수사관이 답변하는 데 위축될 수도 있어서 제지해 주고 재판 방해를 지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이에 재판부는 "휴정 시간에 변호인과 피고인 등 소송관계인에게 위력을 가하는 일을 듣고 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일을 알게 되면 바로 퇴정 조치하고 방청권을 제한할 테니 조심해 달라"고 방청석에 당부했다. 재판장은 재판이 끝날 무렵에도 "휴정 시간에 벌어진 일도 재판의 연장선에 있다"면서 "휴정 시간에 소송관계인에게 언어적이든 비언어적이든 위해가 발생하면 즉각 제지하고 인적사항을 조사해서 알려달라.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법정 경위에게 주문했다.
'조국 고발' 김태우, '유재수 감찰 관여' 질문에 제대로 답변 못해
한편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의 최초 폭로자로서 이날 증인으로 나온 김 전 수사관은 증인신문 내내 검찰과 변호인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전 수사관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이던 지난해 2월 조 전 장관과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특별감찰반장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김 전 수사관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에 대한 직접 활동 여부를 확인하는 질문에 대부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유 전 부시장의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에 관여했느냐", "유 전 부시장이 사표를 낸 시기가 언제냐"는 등의 변호인 질문에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대답했다.
앞서 김 전 수사관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하며 "조 전 장관이 직권을 개인 소유물처럼 마음대로 휘두른 것"이라며 조 전 장관을 직접 겨냥한 바 있다. 또 "(조 전 장관이) 결재권과 승인권이 있다고 해서 그 권한을 사적인 관계로 청탁을 받고 개인의 권한처럼 휘두르면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 측은 법정에서 김 전 수사관이 직접 '유재수 감찰'에 참여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며, 김 전 수사관의 검찰 진술에 대한 신빙성에 강한 의심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