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세미나 옆자리 남학생 증인신문" 제안
정경심 측 "정경심 딸 진위 논란, 검찰의 악의적 프레임"
"정경심 딸 가능성 배제 못 해" 국과수 감정 공개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이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서 정 교수 딸의 '허위 인턴십 확인서' 의혹과 관련, 세미나 영상 속 인물 진위 여부를 두고 세미나 옆자리 남학생을 증인으로 부르자는 재판부의 제안에 "입증 책임을 전제로 묻는다"며 반발했다. (사진=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부가 정 교수 딸의 허위 인턴십 확인서 의혹과 관련해 '세미나 영상 속 인물'의 진위를 정 교수 측에 확인하려 하자 변호인이 "피고인에게 '혐의 입증 책임'을 전제로 물어본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재판부는 입증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며 한발 물러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부장판사 임정엽·권성수·김선희)는 2일 정 교수의 속행 공판에서 정 교수 딸 조모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 참석 여부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공개했다.
재판부는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 때 촬영된 여성 영상과 조씨의 사진 여러 개를 대조했을 때 '조씨가 동영상의 인물과 동일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과수의 감정 결과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세미나 당시 조씨 옆에 남학생이 있었는데 고교생 남녀가 같이 있으면 굉장히 친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 남학생을 증인으로 부르면 (영상 속 여학생이 조씨인지를) 바로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남학생의 증인신문을 정 교수 측에 제안했다.
그러자 정 교수 측은 "입증 책임이 피고인에게 있다는 것을 전제로 말한다"며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반발했다. 변호인은 "감정 결과가 모호하다고 말씀하시는데, 국과수는 여러 특징에 따라 저희 주장과 같이 동일인이라고 판단한 게 아닌가 싶다"며 "부모가 봤을 때 자식이 분명하다고 하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는데 더 어떻게 입증해야 하냐"고 주장했다.
이어 "(세미나 동영상 속 인물이) 조씨가 아니라고 한다면 피고인이 그런 불리한 싸움을 할 이유가 없다"면서 "피고인의 말이 전부 거짓이라는 굉장히 '악의적인 프레임'을 전제로 수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 딸의 동영상 진위가 재판에서 다퉈지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검찰은 영상 속 인물이 조씨가 아니라고 하고, 변호인은 (조씨가) 맞는다고 하니 남학생을 부르면 좀 더 확실히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물은 것"이라며 "다른 증인과 증거로 판단할 수 있으니 피고인이 입증하란 취지는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공소가 제기됐으니 다툼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그 시기에 조씨 사진과 일치하지 않고 확인도 되지 않으니 참고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관련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교수의 딸 조씨는 한영외고에 재학하던 시기인 2009년 5월 15일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주최한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 학술 세미나와 관련한 활동을 하지 않았으면서도 허위로 인턴 확인서를 발급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와 관련해 정 교수는 딸의 인턴십 확인서를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활용하게 했다는 혐의(업무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됐다.
정 교수 측은 지난해 10월 세미나 동영상 속 안경 쓴 여학생이 정 교수의 딸이 맞는다는 취지로 법원에 동영상을 제출한 바 있다. 이후 세미나에 참석했던 조씨의 고교 동창이 증인으로 나와 "(여학생 교복이) 한영외고 교복이 아닌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해 논란이 불거지자 변호인이 조씨의 고교 시절 사진과 동영상을 국과수에 보내 감정신청을 의뢰했다.
조씨의 서울대 인턴십 활동과 관련해 정 교수 재판에 나온 대다수의 증인은 동영상 속 여성이 조씨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전문위원 김모씨는 조씨가 맞다고 증언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