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격랑, 윤 총장의 대응 주목
검언유착 관련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 중단
서울중앙지검 독립 수사 후,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검언유착 관련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전문수사자문단'의 심의 절차를 중단할 것을 지휘한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2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낸 수사지휘 서신에서 "이 사건이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현직 검사장의 범죄혐의와 관련된 사건이므로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보장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수사결관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할 것을 지휘한다"고 덧붙였다.
추 장관은 '채널 A 관련 강요미수 사건 지휘'라는 제목의 수사지휘 서신에서 "본 건은 '검사가 기자와 공모하여 재소자에게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별건으로 형사 처벌될 수 있다고 협박하여 특정인사의 비위에 관한 진술을 강요'한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증거들이 제시된 상황이므로 그 어느때보다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현직 검사장이 수사 대상이므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와 관련하여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지 않도록 합리적이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모 전 채널A 기자가 한동훈 검사장과 유착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제보하라고 압박했다는 강요미수 혐의에 대해 지난달 19일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했다.
윤 총장은 지난달 6월 4일 서울중앙지검에 (1) '대검찰청 부장회의'에서 위 사건에 대한 지휘감독과 관련한 사항을 결정하고, (2) '대검 부장회의'는 총장에게 일체의 보고 없이 독립하여 결정하라는 검찰총장의 지시사항을 전달한 바 있다.
이에 대검은 지난달 6월 19일 '대검찰청 부장회의'를 개최해 수사팀의 '피의자 이동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의 안건을 심의했으나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음에도, 윤 총장은 위 6월 4일자 지시에 반하여 회의 종료 후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하고, 6월 29일 대검 형사부에서 추천한 후보자들 중 9명으로 단원 선정 절차까지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수사팀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30일 수사자문단 절차를 중단해달라고 대검에 건의하며 "특임검사에 준하는 직무의 독립성을 부여해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대해 대검은 "기본마저 저버리는 주장이다. 법리상 범죄 성립과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다면 자문단에 참여해 합리적인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순리"라며 양측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 연출됐다.
추 장관은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의 이 같은 충돌에 대해 사과하고, 윤 총장에 대해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면 결단할 때 결단하겠다"며 수사지휘권 발동을 예고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