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입후보자 선거유인물 중 기호1번 채이배 후보 관련 부분 캡쳐.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선거에 출마한 채이배 후보가 '신외감법을 창안하고 주도하여 통과시켰다'는 주장을 했다. 이 발언이 회계사회 선관위의 선거유인물을 통해 회계사들에게 배포되자 채 후보의 공약이 뜬금없이 논란으로 떠올랐다. 채 후보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 이에 “사실관계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이 본지에 잇달아, 조세일보가 팩트체크를 해 보았다.
◆ 채이배 후보 주장(발췌)
◆…채이배 후보 주장 발췌
① [회장입후보자 유인물] “신외감법 대표발의 및 통과”
② [입후보자정견서] “저는 회계사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의정활동 4년 만에 40년된 낡은 자유수임제를 폐기하고, 주기적 지정제를 만들었습니다”
“2013년 6+3 제도를 창안하고” (중략)
“첫째, 제가 만든 신외감법, 반드시 지키고 보완하여 회계개혁을 완수하겠습니다” (중략)
“신외감법을 창안하고 통과시킨 채이배가 가장 잘할 수 있습니다” (이하 생략)
③ [청년공인회계사회 인터뷰] II. 회계감사제도 개선과 관련한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2013년 최초로 6+3 주기적 지정제를 개발했고, 2016년 법안을 대표발의하고, 2017
년 통과시킨 주역입니다. 지금의 신외감법은 제가 낳은 옥동자나 다름없습니다"
◆ 체크포인트
신외감법의 핵심내용은 '주기적지정제'와 '표준감사시간제'다.
<주기적지정제>는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이 자신을 감사할 감사인을 입맛대로 선택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점, 즉 발주기업과 하청기업 같은 '갑을관계'를 보완하기 위해 6년간은 자유수임제로 하되 3년간은 정부가 지정하는 회계법인에 감사를 의뢰해야 한다는 조치이다. 외부감사인의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책이다.
<표준감사시간제>는 형식적인 외부감사(가령, 아파트회계 외부감사 수백 건을 회계사 한명이 한꺼번에 해치우는 문제)와 부실감사의 요인이 되는 '덤핑'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외부감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을 지키도록 의무화하면 부실감사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신외감법의 핵심내용인 <주기적지정제>와 <표준감사시간제>에 대한 의원입법안을 살펴보면 채 후보 주장의 진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회계개혁 의원제출법안
◆…국회 홈페이지 의안정보시스템 의원제출법안 요약
◆ 최운열 의원 - 조세일보 인터뷰(2020년 6월 1일 보도) 발췌
Q. 채이배 의원이 본인 주도로 회계개혁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최운열 의원 = 채이배 의원의 입법안이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의 안 중 가장 강도가 약했다. 가장 강도가 센 안이 자유한국당 엄용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제안한 안이고, 채 의원은 지정감사제를 처음 9년간만 한시적으로 적용하고, 지정시기는 기업이 선택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저는 그 중간 안인 6+3안(6년간 자유수임 후 3년간 지정감사)을 발의했다. 당시 외감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의원이 여러 명(국민의 당 김관영 의원의 안도 있었다)이었고, 서로 다른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지만 정무위원회에서 병합해 심리했다. 모든 사람의 노력에 의해서 합의점을 찾았기 때문에 특정 의원 한 사람의 노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인터뷰에서 최운열 의원은 신외감법을 '최운열법'이라고 명명해야 한다는 의원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 정부 당국자 증언
(금융위 기업회계팀 김선문 팀장) 신외감법은 정부에서 관련 T/F를 발족했고 T/F에서 외부에 연구용역을 의뢰하여 안을 만들었다. 이후 정부안 1건과 의원입법안 16건 등 총 17건이 병합심사돼 위원장 대안(수정안)이 만들어졌고 이를 통해 최종적인 '신외감법'이 탄생했다. 여러 사람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다.
◆ 펙트체크 결과
당시 신외감법 제정에 관여한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채이배 (당시)의원이 내놓은 입법안의 <주기적지정제>는 '6+3안을 한 번만 운용하고 폐지한다. 회계법인 지정 시기는 기업이 정한다'는 것이 골자이며 <표준감사시간제>에 대해서는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신외감법 제정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채이배 의원안에 관심을 보였고, 상황이 이렇게 되자 채 후보의 안에 반대하던 관계자들은 “채 의원 안으로 하면 외감법 개정의 효과가 적다. 채 의원안으로 하면 안 된다”고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채 의원 안은 별 도움이 안됐다는 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