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5촌 조카 "익성 지시로 정경심 돈 빌려 코링크 설립"
"정 교수 5억원에 대한 실제 채무자는 익성으로 생각"
조범동→정경심 "아내 명의로 계약서 작성해 익성에 빌려준다" 설명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와 관련한 혐의를 받는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익성 회장의 지시를 받아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돈으로 코링크PE를 설립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정경심 동양대 교수로부터 받은 5억원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는 익성"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 가족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코링크PE의 실질적인 운영자는 자신이 아닌 자동차 부품회사인 '익성'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향후 조씨의 재판에서 코링크PE의 실소유주와 관련한 부분이 쟁점으로 부각될 경우 공소장에 공범으로 적힌 정 교수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법리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소병석 부장판사) 심리로 18일 오후 열린 피고인 신문에서 조씨는 "익성 측의 지시를 받아 정 교수로부터 빌린 돈 5억원으로 코링크PE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코링크PE를 설립한 것은 누구의 의사에 의한 것이냐"고 묻자 조씨는 "(익성의) 이봉직 회장의 지시이고, 코링크PE는 익성의 계열사로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익성의 계열사로 파악했기 때문에 익성에 취업한다는 개념으로 법인 설립에 관여했다는 취지다.
이어 조씨는 "정 교수에게 빌린 5억원은 익성 또는 이 회장이 나중에 갚아야 할 돈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조씨는 "(이 회장이) 여러 사람에게 자금 조달을 지시했지만 실제로 이를 조달한 사람은 피고인밖에 없었단 것인가"라는 재판부 질문에 "그렇다. 대부분 제가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가 "정 교수는 채무자를 피고인으로 인식한 것인가, 익성으로 인식한 것인가"라고 재차 확인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조씨가 정 교수와 익성 사이에 중간자 역할을 했다고 하더라도 익성에 바로 빌려준 것과는 다른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조씨는 "실제로 돈을 빌려간 것은 익성이지만 제 아내 명의로 받아서 대여계약서를 쓰고 다시 익성에 빌려준 것으로 정 교수에게 설명했다"면서 "실질적인 계약과는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의 동생 이름으로 추가로 5억원을 받은 것과 관련해선 "정 교수가 동생을 대신해 설명을 많이 해서 누구 돈인지는 개의치 않았다"며 "동생 명의로 하라고 해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깊게 물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억원을 정 교수 동생 명의로 빌리면서 정 교수도 자금 관계에 엮이지 않았을까 추측하긴 했지만 비중은 잘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앞서 조씨는 오전 재판에서도 익성이 코링크PE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조씨는 "익성을 조사하면 제대로 시비를 가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조사가 조금 미흡한 것 같다"며 "조금 억울한 부분이라 재판을 통해서 공평하게 다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죄를 전가하고 싶지 않지만 남의 벌을 억울하게 받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 총괄 대표로 재직하며 코스닥 상장사인 더블유에프엠(WFM)을 무자본으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사채를 통해 확보한 인수자금 50억원을 자기 자본으로 허위 공시하는 등 주가 부양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