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4일 국회 앞 '세무사법 개악 반대' 궐기 대회
변협 "회계장부작성·성실신고확인 업무 제외한 개정안 반대"
헌재 개정 요구 시한은 31일, 올해 개정 않으면 법적 공백 불가피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세무사법 개악 반대' 궐기 대회를 열었다. 대한변협은 변호사에게 회계장부 작성과 성실신고확인 업무를 제외한 세무사법 개정안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최대 변호사 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의 변호사들이 국회의 세무사법 개정안이 개악이라며 규탄하고 나섰다.
대한변협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세무사법 개악 반대' 궐기 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이찬희 협회장과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백승재 대한변협 세무변호사회장 등 70여명의 변호사들이 참가해 세무사법 개정안을 철회할 것을 국회에 촉구했다.
변협은 성명서를 통해 "변호사의 세무업무를 제한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주장했다.
변협은 "기재부 출신인 김정우(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회계장부 작성과 성실신고확인 업무를 허용하지 않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이 실제 세무사법 개정안으로 확정된다면 정부 부처 간의 합의를 무색하게 하고 의견수렴 과정을 무위로 돌리는 불합리한 상황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부작성과 성실신고는 세무대리의 핵심 업무이자 세법에 대한 해석과 적용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에 가장 적합한 직종은 법률전문가인 변호사이다"며 "이를 제한한다면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납세자 권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세무사법의 취지에도 전적으로 반한다"고 주장했다.
이 협회장은 "대한민국 최고법인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헌재의 결정을 국회에서 청탁입법·로비입법으로 짓밟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단지 변호사가 세무 업무를 해야 된다는 것을 확인받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의 가치를 수호하는 변호사가 국가의 법을 바로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또한 "헌재는 법률을 적용하고 해석하는 것은 변호사의 영역이라고 결정했다"며 "헌재의 결정 취지에 따라 입법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국회는 비판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정민 변협 세무변호사회 부회장은 "로스쿨을 통해 조세 분야 전문가들이 배출되고 있는데 변호사들에게 세무대리 업무를 하지 못하게 막는 법을 제정하는 누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며 세무사법 개정안을 폐기할 것을 국회에 요구했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세무사법 개악 반대' 궐기 대회를 열고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반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을 철회할 것을 국회에 촉구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 "2004년부터 2017년까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자에게 세무대리업무등록을 제한한 세무사법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올해 말까지 법률을 개정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는 지난달 29일 변호사에게 회계 관련 사무인 '장부작성대행'과 '성실신고확인'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에 대해 합의했다.
변호사의 세무대리 업무에서 제외한 장부작성대행과 성실신고확인 업무는 회계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만큼 변호사의 업무에서 배제돼야 한다는 김 의원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세무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확정되기 때문에 헌재가 정한 개정 시한인 오는 31일까지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본회의 표결 전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자유한국당이 다수의 법안에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신청해 법안 논의가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민생법안을 비롯해 많은 법안들의 논의 일정이 불확실하다"며 "세무사법 개정안을 비롯해 올 연말까지 개정해야 하는 법안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오는 31일까지 세무사법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헌재에서 2019년 12월 31일을 개정 시한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세무사법은 즉시 효력이 상실돼 법적 공백 상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