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중소유통업자 매장 임대에 취득세 중과는 부당

대법원은 대규모점포를 개설한 유통업자가 매장을 임대한 경우는 물론 중소규모 점포에서 농산물·공산품 등의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중소유통업자가 매장을 임대한 경우에도 취득세를 중과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통산업에 제공되는 매장 일부가 제3자에게 임대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중과세율에 따른 취득세가 부과되어야 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지방세법은 대도시 내의 인구유입과 산업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대도시에 법인 설립한 이후 5년 이내에 취득하는 모든 부동산에 대하여 취득세를 중과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대도시에 설치가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업종에는 취득세 중과의 예외로 정하고 있다. 예컨대 도시형 산업인 유통산업이 이에 해당한다. 유통산업에 직접 사용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취득세를 중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한편, 지방세법은 업종의 특성상 임대가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부동산을 직접 사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임대가 허용되는 매장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임대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이 사건에서는 농산물·공산품 등의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중소유통업자가 대도시에 법인 설립 후 5년 내에 신축한 건물을 중 일부를 제3자에게 임대하였는데, 이 것이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유통산업에 직접 사용하는지 여부가 문제가 되었다.

하급심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대규모점포와 준대규모점포가 아닌 건물은 임대가 불가피한 것으로 인정할 수 없으므로, 대규모점포 등 개설자가 아닌 중소유통업자가 건물을 임대한 것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임대가 허용되는 매장을 임대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유통산업에 직접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임대가 허용되는 매장은 유통산업발전법에서 정한 대규모점포와 준대규모점포(대규모점포 등)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형마트, 백화점, 쇼핑센터 등 대규모점포를 개설한 유통업자가 매장을 임대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중소규모의 점포에서 농산물·공산품 등의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중소유통업자가 매장을 임대하는 경우에도 유통산업에 직접 사용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취득세를 중과할 수 없음을 명확히 하였다.

지방세법에서 유통산업을 대도시에 설치가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업종의 하나로 정한 것은 공익적 측면에서 대도시 안에 설치가 불가피한 유통시설의 확충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더구나 유통산업발전법은 그 적용대상인 유통산업에서 원고와 같은 중소유통기업이 중소규모의 점포에서 농산물·공산품 등의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임대가 허용되는 매장'이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대규모점포만을 의미한다고 볼 근거는 없는 것이다.

대상판결은 유통산업발전법의 입법취지와 문언에 충실하게 판단함으로써 대규모점포를 개설한 유통업자와 중소규모점포를 개설한 유통업자 사이의 조세형평을 기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9두3991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