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다자간 무역의 꽃 피려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흔들고 있다.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미국 대통령이니까.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도 대통령이 바뀌면 뭔가 자기 뜻대로 하고 싶어서 기존에 있던 것을 자꾸 새롭게 하고 싶어하고, 사람들의 환호성을 듣고 싶어 한다.

클린턴이나 오바마 때도 세계의 정치 경제는 흔들거렸다. 트럼프가 좀 심하게 흔드는 것은 맞다. 장사하던 사람이라서 그런지 장사로 흔들려는 게 많이 보인다. 국제 간의 장사란 바로 무역이다.

중국이 '은밀한 무역(미국의 지적 재산권을 은밀하게 가져오는 것)'으로 미국을 흔들려고 했다면, 미국은 확실한 자국의 지적재산권과 새로 생긴 에너지 자립력(쉐일 가스와 석유)을 바탕으로 한 '드러난 무역'으로 중국을 흔들려고 한다. 이번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을 패권전쟁으로 보지만, 나는 그야말로 말 그대로 무역전쟁으로 본다.

무역전쟁에서 이겨야 패권이 생긴다. 내가 먹고 살 것이 있고, 상대방의 먹고 살 것을 흔들 수 있을 때 비로소 패권이 오는 것이다. 내가 배를 곪고 있는데 패권 경쟁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미소간의 패권 전쟁도 결국은 군사력으로 끝난게 아니라 무역력으로 끝났다.

끊임없이 소련을 군사력에 자국의 자원을 소비하게 함으로서 자원, 물품과 자금이 부족한 소련으로 하여금 스스로 무너지게 하였다. 지금 남중국해나 동중국해에서 벌어지는 군사경쟁도 비슷한 전략일 수도 있다.

나로서는 중국이 굳이 미국과 패권전쟁하려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도무지 비슷한 상대와 경쟁을 시작했어야 했다. 어차피 끝장은 군사전쟁으로 끝나기 보다는 무역전쟁에서 승패가 날 것이다. 식량과 에너지마저 자급자족할 수 있는 미국과 식량을 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중국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한을 흔드는 것도 무역을 통해서이다. 많은 물품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고, 식량마저 수입해야 하는 북한에게 무역을 못하게 하는 것은 치명적이다. 무역을 하지 않겠다고 고집하다가 적어도 백만명이 아사한 '고난의 행군'도 따지고 보면 중국과 소련 위주의 소규모, 폐쇄적인 경제를 고집하다가 일어난 참사이다.

반면에 남한은 미국과 유럽을 상대로 무역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면서 수출을 하여서 외국 돈을 들여오고, 이 돈으로 기계와 기술을 키우면서 세계 경제 10대 대국, 수출 6위국에 올라섰다. 누군가는 헬조선이라고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면 상당히 경제 운용을 잘해왔다.

누구나 다 안다. 그게 개방된 무역의 힘이라는 것을. 다행히도 김정은위원장이 이제 대외무역을 개방하고 키우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더불어서 남북간의 무역(교역)도 슬슬 기지개를 켜고 있다. 무역을 하는 국가 간에는 전쟁의 확률이 매우 줄어든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남북의 무역(교역)이 재개될 조짐이 보이는 것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도 다행이라고 본다.

이제까지 트럼프가 북한의 무역을 제재하고 있지만, 조만간에는 미국과 북한 간의 무역이 시작될 날도 올 것이다. 그 사이에는 70여년간 못 나눴던 미국-북한, 남한-북한 간의 대화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역이 재개되는 순간부터, 서로의 목숨을 겨눴던 무역은 칼이 아니라 번영을 약속하는 꽃으로 변할 것이다.  

중국은 꽃이었던 무역을 칼로 둔갑시켰고, 그 결과 군사경쟁마저 격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남한-북한-미국 간의 다자간 무역이라는 새로운 꽃을 준비하고 있다. 70여년간 말라 비틀어져 죽은 줄 알았던 소중하고 갸녀린 꽃이다.

분명, 이 꽃을 누구보다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은 '고난의 행군'을 힘겹게 버텨낸 북한 동포들이다. 북한 동포가 잘 사는 길이 남한이 평화롭게 사는 길이다. 이제 막 피어나는 무역 꽃을 한반도-USA FTA로 결실 맺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