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17일 전국위원회서 만장일치로 김병준 비대위장 통과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김용진 기자)
자유한국당은 17일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에 선임했다. 김 비대위장은 이날 일부 친문 인사가 '노무현 이름을 거론하지 말라'고 요구한 데 대해 "노무현 정신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약360명의 전국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위원회를 진행해 김 비상대책위원장 의결 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김 비대위원장은 수락연설에서 "한국정치를 반역사적인 계파 논리와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며 "미래를 위한 가치와 정책 논쟁이 우리 정치 중심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은 "제게 적당히 넘어가라고 하지 말아달라. 오히려 잘못된 계파·진영 논리와 싸우다 죽으라고 해달라"며 "그렇게 싸우다 죽어서 거름이 되면 제게는 큰 영광일 것"이라며 향후 협조를 당부했다.
김 비대위장은 기자들과 만나선 "당의 많은 분야를 바꿀 것"이라며 "우리 정치를 가치 논쟁에서 정책논쟁으로, 그리고 우리 정치의 언어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계획을 밝혔다.
또 일부 친문인사들이 '노무현 이름을 거론하지 말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해선 "그건 노무현 정신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노무현 정신은 여기도 대한민국, 저기도 대한민국이란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명예교수는 1954년생으로 경상북도 고령출생이다. 대구상고와 영남대를 졸업, 한국외국어대와 미국 델라웨어대학교에서 정치학으로 각각 석·박사를 취득했다.
그는 과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활동을 한 데 이어 노무현 정부에서는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 장관을 역임했다.
일명 '노무현의 남자'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으나 정권을 떠나 학계로 돌아온 뒤엔 진보진영에 대한 비판적 공개 발언도 주저하지 않았다.
이에 박근혜 전 대통령도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국정 주도력을 잃어갈 당시 '김병준 총리'카드를 꺼낸 바 있다. 당시 그는 총리직 수락을 하고 국무총리 내정자까지 됐으나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결국 무산됐다.
그간 비대위 구성 준비위원장을 맡아온 안상수 전국위의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됐고 두분의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엄중한 상황"이라고 비대위 구성의 의미를 강조횄다.
이날 김 비대위장이 확정됨에 따라 지난달 18일 중앙당 해체와 혁신 비대위 출범 계획 발표로 시작한 한국당의 당 쇄신 작업은 본격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중앙당 해체와 관련해선 한국당은 지난 11일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여의도 당사'를 떠나 '영등포 당사'로 축소 이전한 바 있다.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비대위가 마련되면 저는 본연의 임무인 원내대표로 돌아간다"며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정부 실정을 바로잡고 견제를 위해 처절히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