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프로그래밍의 꿈을 키울 수 있게 해준 세운상가에서의 단상으로 강연의 포문을 연 최 대표는 한때 같은 동네에 살았던 '서태지'에 대한 기억을 청중들에게 소개해 흥미를 끌었다. 당시 국어국문학 전공의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는 우연히 튼 텔레비전에서 '서태지'를 보고 큰 충격에 빠진다. 동네에서 종종 마주치던 장발의 로커는 간데없고, 머리를 짧게 깎은 앳된 남자가 무대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이 '래퍼가 된 로커'는 최 대표에게 세상을 바꾸는 데에는 새로운 시각과 관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닷컴버블이 일어났던 1990년대 후반, IT기업에 다니던 최 대표는 IMF로 인해 정리해고를 당하게 된다. 회사는 나오게 되었으나 업무차 만났던 미국의 거래처들로부터 '데이터의 시대'가 머지않아 올 것이라는 중요한 정보를 얻게 된다.
이후 최 대표는 생물정보학에서 '데이터의 시대'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 당시 생물정보학은 국내에선 개척되지 않은 분야로, 전산학, 생물학, 수학, 통계학 등을 융합한 아주 어려운 학문이었다. 그러나 이 점에 크게 매료된 최 대표는 삼 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하여 수많은 생물의 정보를 빅데이터화하는 작업에 돌입한다.
시간이 흘러 그는 사람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기업, ㈜인실리코젠을 설립한다. 그에 따르면 ㈜인실리코젠의 맨 앞 글자 '인'은 사람 인(人)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물 정보로 인류를 유익하게 하려는 ㈜인실리코젠의 핵심가치가 담겨있다.
이어 최 대표는 히포크라테스의 'One Health'를 인용하며 동식물, 인간, 그리고 미생물의 건강은 하나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의 모든 데이터들이 컴퓨터로 집중되고 있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1차 산업인 농업이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그러므로 종자의 중요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인실리푸드' 설립을 통해 인류의 건강을 좌우하는 음식을 데이터화하여 제 2의 비전을 찾아내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최 대표는 알리바바 그룹의 창업자 마윈의 말을 인용하며 미래는 정보화 시대에서 데이터의 시대로 가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덧붙여 앞으로 생산될 데이터들은 그 양을 가늠하거나 예측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빅테이터가 불가피함을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문학도로서 기업가정신을 '가지 않은 길을 열고 핵심 가치에 집중하는 인(人)'이라 정의하며, 기업가는 직원들에게 목표가 아닌 비전을 제시하여 동기 부여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끝으로 강연을 끝맺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