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임원의 42차 공판이 19일 진행됐다.<사진: 더 팩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뇌물공여 등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장이 지난 2008년 삼성 에버랜드 사건의 변론과 유사하다며 이 부회장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19일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임원 재판에서 특검은 "에버랜드사건과 이 사건 모두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다는 점과 총수의 범행가담 사실을 부인한 점 등에서 유사하다"고 밝혔다.
특검의 강백신 검사는 의견서를 통해 "지난 에버랜드 사건과 관련해서도 삼성 측은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다는 주장을 똑같이 했었다"고 말했다.
강 검사는 "당시에도 삼성의 지배권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승계하려고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발행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며 "최고의사결정권자인 이건희 회장의 관여에 대해서도 사채 발행 및 이재용 남매의 재배정을 이 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고, 비서실 차원에서 관여한 바도 없다며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부인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강 검사는 "현재의 뇌물공여 사건도 계열사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고, 이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이것도 과거 에버랜드 사건과 똑같이 주장되고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관여 사실이 없고, 보고하고 지시받는 관계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 측은 이어 "과거 에버랜드 사건에서도 결국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다는 판결이 있었다"면서 "김종중(전 삼성미래전략실 사장)은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은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과정이었다'고 명시적으로 인정해 에버랜드 사건이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다는 것이 허위진술이었음을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강 검사는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홍완선(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면담했을 때에도 지주회사 체제로 갈지, 준지주회사로 갈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그 방향은 맞다는 취지로 (이 부회장) 자신의 지배권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범행 관여에 대해서 "과거 에버랜드 사건에서도 진술을 번복하며 사과했는데, 이 사건에서도 허위진술을 하고 번복하며 죄송하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수사 단계에서는 빙상, 승마 관련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에서 들은 이야기가 없다고 했다가 빙상, 승마에 대해 추후 이야기를 들었다고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강 검사는 "경영권 승계 관련 여부 및 이재용 부회장의 관여 여부에 대해 에버랜드 사건의 변론 내용과 이 사건의 변론 내용이 매우 유사하다"고 밝혔다.
강 검사는 "결국 에버랜드 사건에서도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음을 인정했고, 최고의사결정권자의 관련성도 인정됐다"며 "따라서 이 사건에서 경영권 승계와 관련성 및 이 부회장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것은 허위 주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8년 에버랜드 사건 당시 이 회장은 전환사채의 저가 발행을 통해 경영권을 불법승계했다는 의혹으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