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8일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임원 관련 41차 공판이 진행됐다. <사진: 더 팩트>
방영민 삼성생명 부사장이 법정에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추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며, 오히려 불리한 상황이었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18일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임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방 부사장은 "삼성생명을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보유하던)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야 했다"면서 되려 이 부회장의 내부지배력을 약화시킬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방 부사장은 "삼성생명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아이디어는 자신이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업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4 2단계(IFRS17)이 시행되면 재무건전성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 자본확충 방안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했다는 것이 방 부사장의 설명이다.
방 부사장은 "지주회사 전환이 왜 아이디어로 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삼성생명 케이스에 적용시키겠다는 것이 마치 콜럼버스의 달걀같은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방 부사장의 증언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2021년 공식 적용될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부채가 크게 증가하고 고객들에 대한 지급여력(RBC)비율이 낮아져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자본을 확충할 방안이 필요했다.
이와 관련해 방 부사장은 "삼성생명을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면 일시적으로 지급여력이 떨어질 수는 있다"며 "하지만 자회사들에게 배당금을 받거나 외부 차입을 끌어오는 등 중장기적으로는 자본확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방 부사장은 "금융지주사 전환이 안되면 가만히 앉아 회사가 문닫을 상황"이었다며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였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 전환을 시도한 것"이라는 특검 측 주장에 대해서는 "삼성생명은 대주주 지분율이 50%나 되는데 지주회사로 전환해 지분율을 높이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특검 측은 방 부사장에게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을 삼성생명이 아닌 그룹 미래전략실 이승재 전무가 금융위에 사전검토를 신청한 경위에 대해서 추궁했다. 특검은 지주사 전환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미래전략실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방 부사장은 "2016년 1월 13일 금융위에 사전검토 의견을 냈을 때는 개괄적인 의견을 구한 시점"이라며 "구체적인 진행이 아니어서 금융위 손병두 국장과 친분 있는 이 전무가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특검은 이러한 방 부사장의 진술에 대해 "IFRS4 2단계 시행을 우려해 지주사 전환을 계획했다고 하지만 금융위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이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19일에는 김건훈 전 청와대 비서관이 출석해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로 또 다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에 재판부는 강제구인장을 발부해 특검이 강제구인에 나설 방침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