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관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진: 더 팩트>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승마 목적으로 타던 말을 다른 말로 바꾸는 과정에 대해 삼성 측이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12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씨는 "삼성 측이 (너무 소문이 많아) 시끄러워해서 말을 바꾸라고 요구했다고 엄마(최씨)에게 들었다"고 진술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씨에게 "삼성 측은 말 교환이 최씨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교환 자체를 전혀 몰랐다고 주장한다"며 "삼성 측 모르게 말을 교환했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정씨는 "엄마(최씨)한테 삼성에서 말을 바꾸라고 얘기한다는 것을 들어서 삼성이 어떻게 모를 수가 있는지가 더 의문"이라고 답변했다.
정씨에 따르면 말을 바꾸기 전날 최씨는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등 삼성관계자 3명과 만났다.
정씨는 이에 대해 "한국에 들어와서 마지막 검찰 조사를 받고 난 시점에 승마 코치인 캄플라데와 통화해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특검 측이 "캄플라데와 통화하면서 삼성 관계자가 최씨와 만난 것을 미뤄봤을 때 삼성이 모를 수 없는 것이라는 의미냐"고 묻자 정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삼성 측은 정씨의 증언이 들은 내용만 진술한 것으로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정면 반박했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정씨에게 "교환계약이 언제 체결됐는지 알고 있냐, 교환계약이 실제로 이뤄진 것을 목격했나"고 추궁했다. 이에 정씨는 "체결 시점은 모르고 본 적도 없다"고 답변했다.
정씨가 교환계약서를 본 적이 없고 최씨를 통해서 들은 내용으로 전문 증거에 불과하다는 것이 변호인 측 주장이다.
한편, 정씨는 전날 변호사를 통해 불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를 번복하고 증인으로 나와 출석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정씨는 "여러 사람들이 만류하고 나오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나와야 된다고 생각했고 검사가 신청하고 재판부가 받아들여 출석했다"고 말했다.
재판부 역시 정씨의 출석 여부를 재판 시작 30분 전에 통보받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에 대한 다음 공판은 14일이며, 이날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평소 '삼성 저격수'로 불릴 만큼 삼성의 경영 문제를 집중적으로 비판해 온 인물로 특검측이 합병과 순환출자 문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