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공여 관련 재판에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사진: 더 팩트>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복지부 관계자로부터 찬성 압박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홍 전 본부장은 지난 2015년 6월 30일 기금운용본부 사무실에서 조남권 전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현 장애인정책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라는 압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21일 오전 진행된 공판에서 홍 전 본부장은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의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당했다.
이날 검찰신문에서 홍 전 본부장은 조 전 국장이 '전문위에서 논의하지 말고 투자위에서 결정하라'는 취지로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합병 안건이 투자위를 거치지 않고 외부인사 위주로 구성된 전문위에서 논의될 경우 무산될 우려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전 국장의 발언은 정부 개입의 연결고리를 찾는 중요 열쇠가 될 것으로 해석된다.
홍 전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투자위에서 진지하게 검토하고 판단이 어려울 경우 전문위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라는 의미였다"고 밝혔다.
반드시 찬성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언중에서 부담을 느낀 것은 사실이라는 것이 홍 전 본부장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2015년 7월 6일 보건복지부를 방문한 이윤표 전 국민연금공단 운용전략실장 등으로부터 조 전 국장의 불편한 심기를 알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홍 전 본부장은 이 전 실장으로부터 "조 전 국장이 합병 관련 보고를 받고는 '당신네들, 합병 반대하겠다는 거야'라는 식의 질책성 발언을 했다"는 것을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검은 이러한 복지부의 요구에 못이겨 투자위원회 의결 중 위원들을 설득했는지 여부를 재차 물었다.특검 측은 "합병 안건을 다룬 투자위 회의 당일 화장실에서 만난 위원에게 '잘 결정해 달라'고 말한 의미"가 무엇인지 추궁했다.
홍 전 본부장은 "이게 찬성이 되면 재벌 편 들어줬다고 할 것이고 반대하면 국부를 해외 헤지펀드에 팔았다는 비판을 받을 것 아니겠느냐"며 난감한 입장을 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잘 결정돼야 할 텐테'의 의미가 잘 검토하자는 취지였지, 찬성 유도는 아니었다는 것이 홍 전 본부장의 설명이다.
홍 전 본부장은 "외국 헤지펀드 '엘리엇'의 공격과 관련해 언론 보도가 집중되는 시점에서 난처한 상황이라 이러한 심정을 말한 것일 뿐"이라고 진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