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정원장 후보자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탈북민 문제에 대해서는 '포용'적인 자세를, 북풍의혹과 주한미군 철수 문제 등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서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지난해 4월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탈북 사건과 보도행위가 '총선 전 '북풍'을 조성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탈북자 보호와 잠재적 탈북자 보호, 북한에 있는 (탈북자) 가족들 안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어떤 연유에서인지 너무 빠른 시일 내 언론에 공개됐다"고 말했다.
서 후보자는 "(탈북자의) 입국 과정이나 경위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갖고 있지 않아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도 "탈북민 문제에 대해선 국가가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우리 쪽으로 오겠단 탈북민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것은 명백한 원칙"이라고 밝혔다.
또 "북풍의 역사가 국정원 입장에선 아픈 역사"라며 "아픈 역사를 끊어내고자 하는 게 정치 개입 안 하겠다는 각오 속에 담겨있다고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서 후보자는 국정원 개혁 방향에 대해 "국정원 자체진단과 평가도 중요하지만 제3자적 입장과 국민의 눈높이를 수용해서 민주적이지만 순수한 강한 정보기관을 만들어야 한다"며 "개혁안이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서 정보위와 상의 받아야 하고 그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 요구와 관련, "저희가 용납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라고 본다"고 일축했다.
'만약 북한이 미군철수를 평화협정의 조건으로 제시하면 어떻게 하겠나'라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서 후보자는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주한미군이 철수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평화협정"이라고 강조했다.
평화협정의 이행 당사자가 '남북'이란 점을 내세우면서도 "미국과 중국이 보장하는 '2+2' 체제가 우리에게 가장 바람직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평화협정과 비핵화를 동시에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큰 흐름으로 그렇게 하면 될 것"이라며 "결국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평화체제를 용납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작 단계에서는 여러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지금 그런 조건이 전혀 안 맞아서 대화에 시동을 못 걸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충분조건으로는 "북한의 핵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다"며 "핵 문제의 결정적 전환점을 가져오는 시점이 아니면 사실상 정상회담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 후보자는 과거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 체제를 안전하게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안보기관 입장에서 북한은 명백하게 반국가단체"라면서 "북한 정권에 대한 가치 규범적인 성격 규정과 핵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의 수단적 접근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체제 보장을 언급했던 것은 비핵화를 위한 방법론적 접근"이라며 "비핵화를 이뤄내는 방법 속에서 체제 보장을 할 수도 있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이어 "미국과 저희는 같은 입장"이라면서 "북한 체제 생존이라는 용어를 썼다고 해서 대북관이나 안보관을 의심하지 않으셔도 좋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