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靑 '파격'인선 …檢·인사·시스템 개혁의지

조국 교수, 민정수석 파격 발탁 '檢개혁'…첫 女인사수석 조현옥, '균형인사'
홍보수석 윤영찬, '쌍방향 소통'
가장 파격, 靑곳간지기 총무비서관에 측근 아닌 재정전문가 이정도 발탁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선임을 통해 개혁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 교수를 선임했다. 인사수석비서관에 조현옥 이화여대 초빙교수, 홍보수석비서관에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을, 총무비서관에 이정도 기획재정부 행정안전예산심의관을 임명했다. 춘추관장에 권혁기 전 국회 부대변인을 임명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의 청와대 인선 발표의 핵심은 검찰개혁과 균형인사, 국민과의 소통, 청와대 시스템 등에 대한 강한 개혁의지로 볼 수 있다.

□　민정수석 조국 교수 '파격' 檢개혁 의지 = 민정수석비서관에 파격적으로 비법조인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 교수를 선임한 것과 관련 임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은) 비검찰 출신 법치주의 원칙주의 개혁주의자로서, 대통령의 강력한 검찰개혁과 권력기관 개혁의지를 확고히 뒷받침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폭넓은 헌법 및 형사법 지식과 인권의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지원과 현실참여를 마다하지 않은 법학자로서,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의 정의 공정 인권 중심의 국정철학을 제도와 시스템으로 구현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신임 민정수석은 1965년 부산 출생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로스쿨 법학 박사다. 현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앞서 문 대통령이 지난 2015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시절 당혁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국가인권위 위원을 지냈다.
 
민정수석은 검찰출신들이 등용되면서 검사들의 엘리트 승진 코스로 인식됐다. 내각 인사 검증과 대통령 친인척 등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민정수석은 차기 법무부 장관 등으로 가는 주요 자리였다. 앞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민정수석은 모두 검찰출신으로 이 같은 승진코스를 밟았다. 물론 참여정부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검찰이 아닌 변호사 출신이다.

□ 조국 "檢막강권력 제대로 사용했는가 국민적 의문" = 하지만 검찰-변호사 등 법조계는 사법연수원 서열로 상명하복 문화가 익숙하고 통상 인맥이 중시된다. 때문에 사법고시를 보지 않은 비법조인인 법학자 출신의 조 교수를 민정수석을 내정한 것은 인맥과 서열을 뛰어넘어 검찰개혁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라는 분석이다.

특히 조 수석은 지난 2015년 민주당 혁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스템 공천'을 관철시켰다. 당시 문 대통령은 당 대표로 조 수석을 혁신위원으로 임명한 후, 공천과 관련해 당 대표로서 어떠한 입김도 넣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조 수석은 기자들과의 질의에서 "한국의 검찰은 아시다시피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하고 있고 그 외에도 영장청구권까지 헌법을 통해서 갖고 있다. 검찰의 막강한 권력을 제대로 엄정하게 사용해왔는가에 대해 국민적 의문이 있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검찰이 그 막강한 권력을 제대로 사용했다면 초기에 예방됐으리라 믿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대통령의 확고한 철학이고 그런 구상을 갖고 있는 걸로 안다. 그런 구상과 계획을 충실히 보좌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민정수석은 수사 지시를 해선 안 된다"며 검찰 지휘보다 검찰 개혁에 방점을 찍었다.

고위공직자수사처 신설과 관련 검찰의 저항 등에 대해 "고위처를 만드는 게 검찰을 죽이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검찰을 살리는 길이라 믿고 있다"며 "과거 노무현정부 때처럼 청와대와 검찰이 충돌하는 게 아니라 검찰도 살고 고위공직자 부패를 방지하는 공수처를 만드는데 청와대와 검찰, 국회가 모두 합의, 협력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첫 여성인사수석 조현옥, 유리천장 깨기-시스템 인사 정착 의지 = 또한 문 대통령은 새 인사수석비서관에 조현옥 이대 교수를 임명했다. 임 비서실장은 "사실상 최초의 여성 인사수석으로서, 정부 전체에 균형인사를 구현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인사철학을 뒷받침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또 "여성운동, 청와대와 서울시에서의 행정 경험 등을 바탕으로, 여성의 '유리천장'을 깨는 인사 디자인을 실현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여성 특유의 청렴함과 공정성 섬세함으로, 대통령이 강조하는 시스템 인사, 균형인사를 청와대 내각 공기업 전반으로 확산시켜 나갈 인사정책 책임자"라고 평가했다.

조 인사수석은 1956년 서울출신으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정치학 박사다.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초빙교수, 더불어민주당 국민주권선대위 성평등본부 부본부장을 지냈다.

□ 홍보수석 윤영찬, 국민과 쌍방향 소통-스킨십 의지 = 윤영찬 홍보수석비서관 인선배경에는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균형감과 정무감각을 지닌 언론친화형 인사로서, 언론을 국정운영 동반자이자 대국민 소통의 창구로 생각하는 대통령의 언론철학을 충실하게 보좌할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폭넓은 언론계 인맥을 바탕으로 많은 언론인들과 대화하고 이를 통해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국정현안에 대한 언론의 이해를 얻어내는 역할을 능히 감당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온오프 라인을 넘나드는 미디어 전문가로서, 과거 일방적 홍보가 아닌 쌍방향 소통의 대화와 공감의 새로운 국정홍보 방식을 구현해 달라는 대통령 의지를 구현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정부, 국민과 공감하는 대통령이라는 공감홍보의 중심 역할도 기대한다"고 말햇다.

윤 홍보수석은 1964년 전북 전주 출신으로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동아일보 기자, 동아일보 노조위원장, 네이버 부사장,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SNS본부장으로 지냈다. 특히 SNS 본부장으로 영입된 후 대한민국 최초의 정책 쇼핑몰 '문재인 1번가', '파란 일으키자 캠페인', 등을 기획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국민 모두의 대통령'을 내세우며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한 국정철학과 맞물린 인사라는 평가다.

□ 가장 파격적 인사, 총무비서관 이정도 '靑살림살이 투명화' 천명 =이날 가장 파격적 인사는 총무비서관에 선임된 이정도 기획재정부 행정안전예산심의관이다.

임 비서실장은 이 총무비서관에 대해 "대표적인 흙수저 출신 공무원"이라며 "정통 경제관료 출신의 재정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이 총무비서관은 1965년 경남 합천 출신으로 창원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임 비서실장은 "그동안 청와대 인사와 재정을 총괄하는 막강한 총무비서관 자리는 대통령 최측근들이 맡아 온 것이 전례"라며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를 예산정책 전문 행정 공무원에게 맡겨 철저히 시스템과 원칙에 따라 운용하겠다는 의지의 발현"이라고 강조했다.

총무비서관은 청와대 살림을 살피는 곳간 지기다. 청와대 예산과 인사, 전산 시스템 전반을 관리하는 주요 업무를 맡는 자리여서 일반적으로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사람을 임명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측근으로 문고리3인방 중 하나이자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축이기도 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을 임기 내내 두었다.

대통령 최측인이 자리하는 총무비서관에 문 대통령과 오랫동안 일을 해온 양정철 전 홍보비서관이 임명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그 예상을 깨고 재정전문 공무원 출신을 임명한 것이다.

이는 청와대 예산 등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겠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