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처분 직권 취소한 뒤엔 다시 세금 못 물려

과세관청이 과세처분이 잘못되었다는 납세자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이를 직권으로 취소하였다면 특별한 사유 없이 이를 번복하고 다시 종전과 동일한 처분을 할 수 없다. 이때 특별한 사유가 존재한다는 것은 납세자가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 경우를 말한다.

대법원은 “과세관청이 과세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절차에서 납세자의 이의신청 사유가 옳다고 인정하여 과세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한 경우, 납세자가 허위의 자료를 제출하는 등 부정한 방법에 기초하여 직권 취소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는데도 이를 번복하고 종전과 동일한 과세처분을 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하였다.

이 사건에서 과세관청은 '환지방식'으로 진행되던 도시개발사업의 사실상 토지 소유자인 납세자에게 재산세를 과세하였다. 납세자들은 대상토지에 대한 재산세 납세의무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의신청을 하였고 과세관청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과세당국은 기존의 과세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였다.

그런데 과세관청은 얼마 지나지 않아 납세자들이 대상토지에 대한 재산세 납세의무자인 사실을 확인하였다. 환지예정지를 사실상 처분할 권한을 가진 납세자에게 재산세를 과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과세관청은 취소하였던 과세처분과 동일한 내용으로 다시 재산세 및 지방교육세를 부과하였다.

하급심도 과세관청이 처분한 것과 동일하게 이 사건에서의 납세자들이 재산세 납세의무자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과세관청이 납세자의 청구를 받아들여 과세처분을 취소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동일한 논리로 과세처분을 취소한 처분을 번복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보았다. 결론적으로 과세관청이 재차 과세처분한 것은 적법한 것으로 보았다.

대법원에서도 이 사건에서의 납세자들이 재산세 납세의무자라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납세자가 일부러 허위 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부정한 행동으로 인한 것이 아닌 이상 과세관청은 직권 취소를 번복하고 재처분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판결은 과세관청이 납세자의 이의신청이 옳다고 인정하여 일단 과세처분을 직권 취소하였다면 그 취소가 납세자의 부정행위에 따른 것이 아닌 이상 종전 처분을 되풀이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납세자가 불복하여 과세관청이 과세한 처분을 취소하였다면, 이러한 결과를 믿은 납세자의 신뢰가 보호되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불복절차에서 한 번 확정된 판단을 함부로 뒤집을 수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한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대법원 2017.3.9.선고 2016두5679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