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4일 목포역 광장 앞에서 '목포의눈물'을 시민들과 함께 부르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지난 17일 공식선거운동일 첫날 방문했던 호남을 불과 일주일 만에 다시 찾았다.
안 후보가 양강구도 양상을 보였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격차가 벌어진다는 여론조사가 속속 발표되자, '집토끼' 단속에 나선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안 후보가 '전략적모호성' 스탠스로 보수층 표심을 흡수하며 지지율 반등을 이룬 반면, 호남 민심은 이탈하는 '딜레마'를 거듭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날 안 후보는 당초 오후 3시10분부터 한 시간 단위로 ▲목포역 광장 ▲함평공용터미널 ▲한전KDN 광장 ▲전남대학교 등에서 '국민이 이깁니다'를 주제로 집중 유세를 벌이는 강행군을 계획했었다.
하지만 시간 관계상 함평공용터미널 유세는 취소됐고, 한전KDN 앞 유세도 미리 준비된 연설문만 짧게 읽고 전남대로 이동하기 급급해보였다.
하루 종일 소화하기도 벅찬 일정을 반나절로만 잡으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려고 했던 것은 호남이 이번 대선에 승부처로 꼽히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당 안팎에서 호남 바닥 민심에 대한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날 유세 현장에는 박지원 대표를 비롯해 주승용·박주선·천정배·정동영 공동선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유세 차량 탑승부터 유세 현장 곳곳을 찾아 안 후보를 총 동원해 지원하며 호남에 '올인'했다.
유세 현장에서 안 후보는 거듭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호남 민심을 자극하는데 주력했고, 지역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며 유권자 구애에 나섰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4일 전남대학교 후문에서 '국민이 이깁니다'를 주제로 유세를 벌이고 있다.
이날 안 후보가 가장 먼저 찾은 목포역은 다소 연세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60·70대 이상의 시민들이 400~500명 정도 운집했다. 햇빛이 쨍쨍한 여름 같은 날씨에도 모자를 눌러쓴 노년층 분들과 등산복 차림의 시민들이 안 후보를 가까이서 보기 위한 공식 행사 1~2시간 전부터 자리했다.
이들은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초록색으로 된 수건이나 풍선을 들고 와서 안 후보가 발언을 할 때마다 "안철수"를 3번씩 외치며 환호했고, 안 후보가 입장한다는 방송이 나오자 "안철수 왔데 안철수 왔다니까"하면서 무대 앞까지 뛰어가는 시민들도 있었다.
하지만 평일 오후인터라 젊은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안 후보가 50대 이상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는 여론조사 분석결과를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안 후보는 목포역 앞 광장 유세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IT강국을 만들어 20년 먹거리를 만들었다"면서 "20년 새로운 먹거리 김대중 대통령처럼 만들겠다. 그것이 김대중 정신이고 호남 정신 아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제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 일이 있다. 박지원 대표가 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제2의 DJ의 길이라고 말했다"면서 거듭 DJ를 언급하며 호남 민심을 자극했다.
또 그는 "전남의 복합 발전 플랜트를 육성하고 차세대 국가 우주항공산업의 거점으로 전남을 성장시키겠다"면서 "나주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에너지벨리, 신산업을 육성해 전남이 미래 4차산업을 선두에서 이끌도록 하겠다"고 주장하며 압도적인 호남의 지지를 호소했다.
시민들은 "안철수! 대통령!"을 번갈아가며 연호했고 안 후보는 거듭 "감사합니다"라고 답하면서 현장에 자리한 시민들과 함께 '목포의 눈물' 노래를 불렀다.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전남대를 찾은 안 후보는 목포역과 사뭇 다른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무대로 입장했다.
1000여명에 가까운 시민들은 대부분 자리에서 일어나 '안철수'를 연호했고, 손가락으로 기호 3번을 가리키는가 하면 스마트폰으로 안 후보를 찍기 위해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특히 여성 시민들의 환호하는 목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다.
다만 이곳에서도 시험기간이기는 했지만 학교 인근에서 벌어진 유세현장인데도 불구하고, 안 후보를 구경하러 오는 학생들은 눈에 띌 정도로 많지는 않아 보였다. 무대근처에서 안 후보를 찍기 위한 학생들이 50여명 모인 게 전부였다.
이 자리에서 안 후보는 "안철수의 승리가 제2의 DJ의 길"이라고 피력하면서 "광주를 세계적인 미래 자동차 산업 중심지로 성장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미래의 건축, R&D 육성을 통해 광주를 세계적인 스마트 도시로 만들겠다"면서 "아시아 문화중심 도시를 세계적인 창조도시 허브로 육성하겠다"고 공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