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인법 규제강화 조항은 빼야

      
공익법인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전문 개정안이 의원입법의 형태로 발의되었다. 그 동안 국회사회공헌포럼이 상당기간 입법초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현행 공익법인 법제는 설립의 기준, 운영 및 감독에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은 여러 번 지적되어 왔다.

이번 개정안에는 공익법인의 설립을 인가주의로 전환하고, 공익법인의 의무지출제도 도입 등 그 동안 학계 등에서 지적하여 왔던 사항이 포함된 것은 긍정적이다. 그렇지만 개정안 중 몇몇 조항의 문제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공익법인에 대하여 그 명칭 유지를 위하여서는 매 3년마다 공익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과 국민공익위원회의 구성과 그 권한에 관한 신설조항이다. 개정안을 더 연구·검토하여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공익법인은 공적 영역에서 다하지 못하거나 다루기 마땅치 않은 사각지대를 민간 영역에서 메우는 데 그 존재가치가 있다. 그 활동을 통하여 국민의 공공 참여의식을 높이고 사회통합에 기여하여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된다. 국가는 이를 육성하고 지원하되 그 운영은 가급적 자율에 맡겨야 그 목적을 원활하게 이룰 수 있다.

개정안 중 논란이 있는 3년 주기 공익인증이나 상근 정무직 공무원 및 정부위원이 4인이나 되는 관 주도의 거대한 공익감독기구 설치는 공익법인 법제가 추구하여야 할 이상에 역행하는 것이다.

최근 국정농단 이슈와 관련된 K스포츠, 미르재단에 문제가 있다하여 또 다른 규제신설과 감독강화라는 개정안을 밀어 붙인다면 공익법인의 미래는 어둡다. 공익법인은 그 설립취소 사유가 없는 한 그 존속을 보장하는 것이 맞고, 투명성의 확보도 시민의 감시를 활성화하고 이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공익인증기관이 필요하다고 하여도 국무총리 산하의 국가조직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국민권익위원회 소관이어야 더 적합하고 민간이 다수 참여하는 봉사기관이 되어야 한다.

이 번 개정안에는 관료적 그림자가 너무 짙게 드리워져 있다. 공익법인을 활성화하려면 국가의 감독은 최소한에 그치고 후선에서 지원, 유도하여야 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영역도 확보하여 주어야 한다.

K스포츠, 미르재단에 출연한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재벌들의 행위에 대하여 뇌물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옥석을 가려야 하지만 앞으로 문제를 만들지 않으려는 기업의 속성에 비추어 공익법인에 대한 출연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제 혜택의 축소로 공익법인에 대한 개인 기부액마저 감소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 공익법인의 일탈행위는 세법이나 공정거래법, 형사법 등 개별법제 및 시민단체의 감시에 의한 대응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공익법인의 투명성 확보는 이제 아무것도 숨길 수 없게 된 정보화 사회, 가이드 스타와 같은 투명성 검증 공익단체가 주도하게 될 것이다. 이 번 공익법인법 개정안이 자칫 시류를 탄 또 하나의 교각살우의 입법이 되지 않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