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매출 0.7%, 영업이익은 4.8% 늘어
동서식품의 지난해 영업실적이 '카누'의 선전에 힘입어 외형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향상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회사 전체 매출의 약 70% 가량을 차지하는 주력상품 커피믹스의 시장 규모가 매년 축소되는 상황에서도 지난 2011년 국내 커피 트렌드를 예측하며 선보인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가 급성장, 그 자리를 메우며 이뤄낸 실적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회사 최대 주주인 (주)동서의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동서식품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은 1조5206억원으로 전년도 1조5105억원 대비 약 101억원이 증가해 0.7%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108.6억원을 시현, 2015년의 2012.9억원보다 약 96억원이 늘어나며 4.8% 증가해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동서식품 자체의 감사보고서가 공시되지 않아 정확한 요인 분석은 어렵지만 증권가에서는 매출의 경우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의 선전, 수익성은 국제 커피원두 시세의 하향 안정화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 출시 주효...2014년 이후 외형 성장 견인
◆…출처 :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 보고서
먼저 외형의 경우 지난 2011년 국내 커피시장 트렌드를 예측하며 선보인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가 최근의 성장세를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에 따르면 식품산업통계정보와 링크아즈텍 자료에 근거해 추정한 카누의 지난해 매출은 1330억원으로 전년도 1230억원대비 약 100억원 가량 늘었다. 지난해 동서식품 전사 매출 증가분 101억원의 대부분이다.
시장점유율 또한 지난 2013년 6.0%, 2014년 7.9%, 2015년 11.1%, 지난해 13.0% 등 매년 점유율을 높여나가며 시장지배적 지위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영업이익의 경우, 2014년을 정점으로 올 2월까지 이어진 커피 원두 국제시세의 하락에 따른 원가율 개선에 기인한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주요 원재료인 커피의 국제 시세가 단기적으로는 2014년 하반기 부터 지난해 2월까지 1년여 하향안정화가 이어져 이로 인한 저가 원재료 투입과 회사의 비용 절감 노력 등이 가세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뤄낸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커피원두 국제가격 상승은 부담..."신제품과 마케팅으로 지속 성장 추구"
하지만 커피업계에서는 지난해 3월 이후 커피 원두 및 원당의 국제시세가 완만하게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고, 이에 따른 원가반영까지의 시차가 통상 3~6개월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 4분기부터는 원가상승으로 이해 수익성이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커피기구(ICO)에서 매일 발표하는 커피 원두의 국제시세는 최근 상승추세에 들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고급커피와 일반커피의 평균가격(composite indicator)은 2014년 1파운드당 155.26센트(연평균)에서 2015년 124.67센트로 하락했지만, 2016년엔 127.31센트, 지난 1월 139.07센트, 2월 137.68센트를 기록, 2016년 대비 약 9%대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주로 수입하는 고급품종인 아라비카(콜롬비아산 마일드 기준)와 커피믹스 등 인스턴트커피에 주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모두 비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 이 같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결국 국제 원재료 가격 상승추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면 동서식품이 지난 2014년 이후 동결해 왔던 제품가격 인상은 불가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동서식품측은 일단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다양한 소비자 접점 마케팅을 통해 지속 성장을 이뤄나간다는 복안이다.
◆…신제품 카누 라떼와 배우 공유 연출 컷.
사진 동서식품 제공
그 일환으로 동서식품은 최근 라떼 열풍 트렌드를 반영, 지난 1월 카누 라떼 출시와 함께 7년차 장수 모델인 공유를 활용한 CF를 선보이고, 맥심배 바둑대회, 동서문학상 등 사회공헌을 포함한 다양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 접점 확대와 소통을 통해 극복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동서식품은 2년 전부터 모카책방, 모카다방, 모카골드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김연아, 김우빈, 이나영, 공유 등 각 커피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들을 앞세은 스타 마케팅을 전개하며 주 소비층으로 부상한 2030세대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소비자가 직접 부르는 '맥심 아이스커피송' 행사를 진행한 것도 유투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와 동영상에 익숙한 젊은 층을 겨냥한 것이다.
경기침체와 주력 커피믹스 시장의 축소, 여기에 최근 들어 커피원두와 설탕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의 반등 등 어려운 영업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업력 50년 커피전문기업 동서식품의 '신제품과 마케팅' 2가지 승부수의 향배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