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5일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이 19대 대통령 선거 때 '개헌안 국민투표'를 시행하기로 합의한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민주당을 뺀 자유한국당 정우택·국민의당 주승용·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각 당 간사와 국회에서 조찬회동을 같고, '4년 중임제 분권형 대통령제'를 골자로 한 개헌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회 개헌특위 김동철 국민의당 간사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과 민주당 개헌파가 주도하는 개헌에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함께하기로 했다"면서 "분권형 대통령제가 공통적 내용"이라고 밝혔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대선 전 개헌에 무게를 뒀지만, 5월 초 조기대선까지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대선과 동시 투표하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민주당을 제외한 3당은 감사원 독립기구화, 기본권 내용에 생명권·정보기본권 등을 신설하는 방안에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민주당 '개헌파' 의원들도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200명)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민주당 개헌파를 제외하더라도 20여명 이상의 민주당 의원이 추가적으로 이탈하지 않는 이상, 헌법 개정은 사실상 쉽지 않다.
일각에선 개헌안의 국회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개헌 추진자체가 '문재인 대세론'을 막기 위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대선은 대선이고 개헌은 개헌"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주 원내대표는 "대선 전에 개헌을 확실히 못 박지 않으면, 대선이 끝나고는 불가능하다"면서 "(내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붙이자는)민주당은 사실상 개헌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3당의 개헌 국민투표 입장에 대해 "한 여름밤의 꿈 같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원내 1당인 민주당을 빼고 자기들끼리 모이면 개헌이 되겠느냐"라며 "작은 법도 4당이 합의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3당만으로 큰 일을 하는 게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상호 같은 개헌파를 소외시키면서 어떻게 개헌을 하는가"라며 "대선 때 개헌을 하면 그 개헌이 이번 대선에 적용이 안 된다. 그럼 실익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분열적 개헌을 지금 하는 것보다 내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4당이 합의하는 것이 국론 분열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민주당도 내년 지방선거에 개헌을 하겠다고 당론을 정했다. 그럼 내년 6월에 어떻게 할 것인지 접근하는 게 정상인데 이번 대선에 개헌을 밀어붙이는 것은 정략적"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저는 원래 개헌파인데 반개헌파라고 하는 것에 불만이 있다. 개헌특위를 누가 만들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헌특위는 지난해 9월 우 원내대표를 비롯해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합의해 구성됐다.
특히 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는 3당 개헌 합의에 "국민주권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국민들의 참여 속에서 국민의 의견이 수렴돼 결정돼야 한다"며 "정치인들이 무슨 권한으로 내각제, 이원집정부제를 결정하냐? 국민 의견을 물어봤나?? 여론조사를 봐도 다수의 국민이 반대하는데 정치권은 뭐하는 건가?"라고 힐난했다.
이어 "다수 국민의 의사와 다를 뿐 아니라 개헌에 대해 다음 정부에 하는 것이 순리"라며 "저는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에 대한 국민투표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많은 국민들이 그에 동의하는데 지금 정치인들은 민심과는 따로 놀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