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안희정 충남도지사
"대연정은 소신, 연정 통한 면죄부는 없어"
'안희정의 소신'은 통할까?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답게 더 굳건한 민주주의로 운영하는 일.
그가 생각하는 더 나은 민주주의는 내편만이 아닌 상대방도 끌어안아야하는 것이며 '대연정'이 핵심 기제다.
30년 직업정치인으로서 살아오며 반대파를 설득하지 못하는 한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깨달음의 산물이며 그가 '기승전민주주의'를 외치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최근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인터뷰에서 거듭 대연정이 자신의 굳건한 소신이자 신념임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번진 '적폐청산' 열망에 대해 "적폐청산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대연정"이라고 역설했다.
안 지사는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국회의원 3/5 이상(180석)의 개혁세력을 구성하지 않으면 적폐 청산을 위한 개혁 법안들을 통과시키기 어렵다"고 180석을 이루기 위해 다수당인 자유한국당과의 대연정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과거 제왕적 대통령들처럼 검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을 동원해 적폐청산을 할 수는 없다.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며 "결국 국회에서 개혁입법을 통해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각 당이 개혁과제에 합의한 다음 연정을 통해 이를 입법화해야 한다"며 "재벌개혁, 검찰개혁, 노동 불균형 문제, 청년일자리 문제 등 다양하고 폭넓은 개혁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정권의 부정부패 등에 대한 공정한 권력기관의 수사와 사법부의 처벌은 대연정 여부와 상관없이 당연한 일"이라며 "연정을 통한 면죄부는 존재할 수 없다"고도 선을 긋기도 했다.
안 지사가 말한 국회선진화법은 지난 18대 국회 말 다수당의 횡포로 점철된 '폭력국회'를 없애고자 만든 법안이다. 국회에서 법안 심의와 상정, 처리 과정에 여야 합의를 전제로 해 의석수 180석을 기준으로 최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정치력의 시험대다.
19대 국회부터 적용된 국회선진화법은 다수당의 횡포에 익숙했던 우리 정당들이 타협의 정치력을 발휘하는데 애를 먹었고, '불통의 아이콘' 박 전 대통령으로 인해 어느 상임위에선 정기국회 내 처리된 법안이 '0'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때문에 안 지사의 '대연정'은 어찌 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민주주의 리더십이다.
적어도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잇는 민주당 정권이라면 말이다.
문제는 대연정의 대상.
동시에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지지'도 중요하다.
대연정과 '박근혜 선의'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지지율은 급락했다. 한 때 지지율 20% 초중반대까지 올라서며 1위인 문재인 전 대표를 위협하다 10% 초반대로 뚝 떨어지다 박 전 대통령 '파면'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시 반등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는 자신했다.
안 지사는 집토끼 설득 방안에 대해 "광장의 촛불민심과 국민의 마음은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라는 것"이라며 "민주당 지지자 분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폐를 청산하고 민주주의가 바로선 대한민국을 만드는 가장 빠른 길이 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여소야대가 될 수밖에 없는 의회구조에서 연정 없이는 단 하나의 개혁 법안 통과도 보장할 수 없다"며 "결국 연정을 통해 의회의 개혁 법안에 찬성하는 180석 이상의 압도적 다수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세력과의 협치를 통해 개혁 법안을 통과시켜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며 "결국 연정을 통해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민주당 지지자분들의 국가개혁 요구를 이행하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지지율이 떨어지더라도 자신의 소신인 '대연정'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다. 대연정을 피력하다 보니 여러 설화도 겪고 있다. '박근혜 선의'발언이 대표적이다. 또한 '자유한국당 강령과 민주당 강령이 같다'고 한 말도 당원과 지지층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에 대해 그는 "역대 정부가 내놓은 국정과제들은 80% 수준에서 일치한다. ▲국민의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참여정부 비전2030의 50대 전략과제 ▲이명박 정부의 미래비전2040의 7대 전략 과제 ▲박근혜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계획의 실천과제 등 각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들의 핵심은 유사하다"며 "저성장, 저복지,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등 우리 사회가 처한 대내외적 어려움과 그에 따른 각 정부의 국정과제들은 오늘날 갑자기 새롭게 떠오른 문제가 아니란 점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민주주의와 대연정을 설파하는 그의 사변적 말하기가 구체적 정책 설명을 놓치고 있다는 비판도 많다. 전문가들에게 정책을 맡긴다는 입장도 전문가주의에 매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 지사는 이에 대해서도 "선거라는 공간에서 아주 디테일한 공약은 주로 특정 계층이나 지역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대통령이 되어서 국정을 운영할 경우 바로 이러한 공약들이 발목을 잡게 된다. 그래서 대통령선거에서 후보자들은 자신의 정치철학과 국정운영의 방향에 관해서 이야기 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의미이지 무조건 수용하겠다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며 "국민들에게 보여준 '안희정의 민주주의 철학과 국정운영의 기조'를 바탕으로 최대한 전문가들의 좋은 의견을 수렴하여 국정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시대교체의 구체적인 상에 관해서는 새로운 모델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